<나만의 문화 향유법>
온라인 공연 추세로 변화 뚜렷
휴식·운동 결합한 여가법 인기

지난 4월 말 대전예술의전당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를 통해 비대면 공연을 선보였다.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지난 4월 말 대전예술의전당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를 통해 비대면 공연을 선보였다.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네덜란드 인류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라고 정의했다. 즉 인간은 놀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뜻이다. 결국 삶과 놀이는 분리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MZ세대가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지금 20-30대인 이들은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거나 사회 초년생으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상태다. 언젠가 사회의 주축이 돼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MZ세대들이 어떤 방식을 통해 놀이 문화를 만드는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공연 인기=장기간의 감염병 사태로 공연예술산업은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았다. 이로인해 "관객이 있어야 쇼가 시작된다"라는 말처럼 공연예술계는 관객들을 만나는 기존의 대면 방식에서 온라인 공연 등을 통한 비대면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변화가 MZ세대들을 만족시켰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향후 코로나19가 종식하기 전까지 온라인 공연은 지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17개 시·도 MZ세대인 남녀 900명 대상으로 여가방식을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 활동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공연 관람이 활발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MZ세대의 30.9%는 온라인 공연 관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가운데, 경험자의 53.6%는 `가수·연예인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관람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음악회(33.8%), 뮤지컬·오페라(32.0%), 연극(21.2%), 무용(11.9%) 순으로 나타났다. 이후 온라인 공연 관람에 만족했다는 응답은 45.7%, 불만족했다는 응답은 17.3%로 온라인 공연이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종식 후 온라인 공연을 관람한다는 응답은 36.0%에 그쳐 만족도에 비해 긍정적인 응답이 적었다.

대전 지역에서도 온라인 공연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지난 4월 말과 6월 중순에 두 차례 비대면 시대를 겨냥한 온라인 콘텐츠 `심야극장`을 선보였다. 대전예당은 온라인 무대로 뮤지컬 배우 카이의 진행과 함께 각 새로운 게스트 연주자가 금요일 밤 10시 대전예당 유튜브와 네이버TV 라이브 생중계로 관객들을 만났다.

◇골프 진입장벽 낮아지면서 MZ세대 인기 스포츠로 등극=귀족 스포츠로 인식된 골프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MZ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0년대 매년 4-5조 원에 머물렀던 국내 골프장 매출이 지난해 7조 원대로 성장했다. 그 중에서도 MZ세대 골프 수요가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이른바 골린이로 불리는 3년 이하 골프 입문자 중 20-40대가 65%를 차지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운동으로 여겨진 골프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SNS 활용도가 높은 MZ세대는 집단 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중시한다. 이로 인해 해외 여행을 대체할 스포츠, 골프에 주목하고 그들의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골프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으로 자리잡은 골프 앱들이 MZ세대에게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프장 예약 서비스 카카오골프예약과 라운딩 조인 앱 볼메이트, 스크린 골프 예약 김캐디 등 다양한 앱들이 라운딩을 준비하는 젊은 골린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하상원 한국골프대학교 골프경영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업종별 영업제한과 금지가 반복되고 있지만, 골프장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MZ세대들의 유입이 두드려진다"며 "이제 막 골프장을 방문하기 시작한 초보 골퍼들을 비롯해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활발한 프로모션 등의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휴가와 운동을 동시에 하는 `스포츠케이션` 용어까지 = MZ세대 사이에선 휴가와 운동의 경계선도 불분명해졌다. 이로 인해 최근 `스포츠케이션(spostscation)`이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Sports)와 휴가(Vacation)를 합친 신조어로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MZ세대들이 택한 방법이다.

감염병 사태로 헬스장 등을 비롯한 운동시설이 폐쇄되거나 영업시간이 단축되면서 휴가를 이용해 평소 해보고 싶은 운동에 도전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MZ세대 특성을 보여준다. 특히 혼자 또는 소수 인원들이 감염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실외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인 골프와 서핑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일례로 서핑의 성지로 알려진 강원도 양양은 하루 동안 진행되는 서핑강습을 통해 보드를 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밤에는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관광객들이 많다. 이러한 스포츠케이션 문화는 MZ세대들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이들은 SNS를 통해 오전 `운동`과 오후 `휴가`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MZ세대들은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양양에 방문하는 추세다.

당초 강원도 양양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7%를 차지하던 초고령 마을이었지만, SNS를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서핑 명소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젠 서핑을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형성될 만큼 서핑 공동체 마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양양에서도 서핑 명소로 꼽힌 서피비치는 서핑숍과 카페, 식당 등을 생업으로 하는 서퍼들이 새로운 스포츠케이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관광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가운데 이들이 소비의 주체로 한축을 담당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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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골프예약` 앱으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검색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사진=카카오골프예약 캡쳐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골프예약` 앱으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검색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사진=카카오골프예약 캡쳐
강원도 양양 하조대해수욕장에 위치한 서피비치. 사진=서피비치 제공
강원도 양양 하조대해수욕장에 위치한 서피비치. 사진=서피비치 제공
스포츠케이션 관련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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