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대출 전략
한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수신금리 줄줄이 상향
은행권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대출금리 상승"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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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압박에 금융권이 각종 대출을 속속 중단·제한하면서 대출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사실상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며 차주(借主) 앞으로 복잡한 대출방정식이 떨어졌다. 지난 8월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지 1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0.2%포인트 안팎으로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스타트를 끊었다. 케이뱅크는 기준금리 인상 이틀 뒤인 8월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기간 전 구간에 대해 0.2%포인트 일괄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4%다. 신한은행은 8월 30일부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0.25-0.30%포인트 올렸다. 대표상품인 1년 기준 금리는 0.60%에서 0.85%로 올랐고 가입기간 2년 이상이면 0.30%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NH농협은행은 이달 1일부터 예금상품별 금리를 0.05-0.25%포인트 인상했고 우리은행 역시 예·적금 금리를 연 0.10-0.30%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조만간 예·적금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관심은 대출금리로 모아진다. 대출금리는 수신금리 인상과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의 영향을 받아 곧 서서히 오를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도 시간 문제가 됐다. 9월에 오르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10월 15일 발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반영된다. 수신상품 금리 등 조달비용을 토대로 산출하는 코픽스 금리는 주담대 변동금리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다. 10월에 새로 나가는 주담대부터 본격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지난 8월 중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62-4.13%였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르며 2%대 대출이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앞으로 대출을 할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두고 고민이 필요해졌다.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경우 혼합형이나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령 변동금리 주담대를 보유중인 고객은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 상승이 부담된다면 혼합형 대출로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상품을 갈아타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취급 기준 변경으로 가능한 금액이 달라질 수 있어서 영업점에 방문해 상담받는 것을 권유했다. 신용대출은 대다수 상품의 기준금리가 6개월 또는 12개월이며 매년 기한 연장 때 금리가 변경되는 경우가 많아 신용대출 보유 고객은 금리 인상기에 가급적 금리 변동주기가 긴 12개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나은행 대전 둔산PB센터 최희선 팀장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데 신용대출은 금리변동 주기를 길게 하거나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 대출기간이 긴 주택담보대출은 상환계획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 조건을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상승 시기에는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통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금리가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상환계획 등을 고려해 고정되는 기간을 조정해서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리한 대출로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또는 영끌족을 향해선 "돈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상환계획으로 부채를 줄여나가야 할 시기"라며 "투자자산 일부를 정리해 예비자금을 확보해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 대출이나 보험대출, 카드론 등 2금융권 대출상품은 금리인상기에 1금융권보다 금리인상 폭이 크고 속도도 더 빠른 만큼 1금융권 대출에 앞서 상환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금융권은 시중은행에 비해 조달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더 크고 빠르게 오른다. 일부라도 상환을 염두해두고 있다면 금리가 높은 상품부터 이자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상환계획을 세우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재출시된 금리상한특약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금리상한특약은 대출자가 연 0.15-0.2%포인트의 금리를 더 부담하는 대신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금리상한을 제한하는 상품이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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