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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자리잡은 '비대면 추석'

2021-09-16 기사
편집 2021-09-16 17:40:49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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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Zoom in) 명절 新 풍속도
벌초 대행서비스·성묘 대신 합동제례 늘어
모바일 선물 매출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

첨부사진1한가위를 앞둔 16일 세종시 소담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추석인사를 하고 있다. 윤종운 기자

코로나19발(發) 일상의 변화 속도가 가파르다. 가부장제가 오랜 세월 공고히 지켜온 명절의 회귀규범마저 코로나 창궐 불과 1년여 만에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양성평등과 개인주의 진영의 지속적인 공세에도 수 십 년 끄떡없던 명절의 이합집산 진풍경은 비대면과 거리두기 문화 정착에 떠밀려 전통과 구시대 유물 사이 혼돈의 한가운데로 나앉았다.

대체 또는 생략 불가능한 추석명절의 필수의례로 여겨지는 벌초와 성묘가 민간의 용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건 상징적이다. 코로나19 전염 위험과 확산 방지에 대한 사회 전반의 컨센서스가 귀성 행렬을 돌려세우면서 벌초대행서비스가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산림조합은 산림 분야 전문작업단을 통한 벌초대행을 내세워 지난해 5만 건의 실적을 올렸고 올해엔 재예약이 몰려 이미 예약을 완료한 조합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벌초를 대신하는 농협 역시 2019년 1만 7008기에서 지난해 2만 4422기로 40% 넘게 급증하자 올해 대행 목표치를 3만 3000기로 늘려 잡았다. 코로나로 직접 성묘를 하지 못하는 출향인들을 대신해 합동제례를 올리는 지역도 적지 않다.

명절 힘든 가사노동을 상징하는 '명절증후군'은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고향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차례 등 상차림은 간소해지고 아예 온라인으로 명절음식을 주문·배달하는 것도 낯설지 않다. 일일이 식재료를 사서 차례음식을 만들기보다 간편조리식인 밀키트를 준비하는 가정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로 거리를 두고 가급적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코로나 문화는 온라인 선물하기의 폭풍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상대방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대면 소비의 핵심 서비스로 떠올랐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은 이달 1일부터 열흘간 '모바일 선물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추석 연휴를 앞둔 같은 기간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선물하기 서비스를 출시한 국내 커머스 포털 11번가는 1년 만에 누적 이용건수 400만 건, 누적 이용자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올 추석 연휴를 보름 앞둔 이달 6-13일 선물하기 거래액은 지난해 추석 같은 기간(2020년 9월 16-23일)과 비교할 때 9배, 결제상품 수량은 13배 급증한 것으로 업체 측은 집계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감염증 국내 상륙이 2년차에 접어들고 세 번째 비대면 명절을 맞이하면서 코로나 발발 이전의 명절 풍경으로 되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삼성카드사가 회원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코로나 이후 추석의 변화를 체감한다는 답변이 82%에 달했다. 가족과 함께 살거나 기혼일수록 변화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응답자의 66%가 앞으로의 추석은 코로나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인식했다.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될 것이란 답변은 34%였다. 추석 연휴에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하겠다는 비율(복수응답)은 코로나 이전 65%에서 30%로 반토막 났다. 반면 집에서 휴식이나 여가생활을 즐기겠다는 응답은 코로나 전후 30%에서 71%로 크게 늘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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