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목 서울지사 차장
백승목 서울지사 차장
인간(人間)이란 한문을 풀이하면 `사람 사이`라는 뜻이 된다. 사람은 본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야 비로서 `인간`이 된다는 역설(逆說)로도 보인다.

고독을 강요받는 시기이다 보니 인간의 존재 가치와 코로나19 한 가운데서, 사람이란 단어가 고뇌와 마주하게 되는 요즘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현 세태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국민 대부분인 약 90%는 코로나19가 2년 가까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감염이 걱정된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또 국민 대부분인 약 90%는 `코로나19의 종식은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고 관리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감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위드(With) 코로나` 전환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함께 공존하고 있음이 읽힌다.

결국 `위드 코로나`는 가야 할 길이다. 근본적으로 인간은 사람들과의 공유 가치에서 존재 이유를 찾기 때문에 그렇다. 함께 식사하며 대화하고, 함께 바라보며 생각하고,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함께의 가치`는 코로나로 억누를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살아가면서 대화도 하지 못하고 만나지도 못하는 시기가 길어지고 있음에도 결코 익숙해지지 못하며, 갈망은 오히려 더 커져간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함께의 가치가 무너지다 보니 서민 경제난과 의료진 피로도는 이미 한계에 달하고 있다.

그렇다고 방역의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 고강도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적용해 일부 기준을 완화한 새 방역 지침은 `코로나와의 공존(위드 코로나)`으로 가는 조심스러운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역학·자기조직연구소 연구팀은 거리 두기 등 방역조치 완화는 백신 접종 속도에 맞춰야 하며, 방역조치를 너무 일찍 완화할 경우 시민이 얻을 이익도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여론조사 결과에서처럼 코로나가 빚어낸 인간의 고뇌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인간 본연의 모습과 가치를 드러내며 서로를 위로했던 그 당연했던 삶이, 너무 소중해지는 현실이다.

백승목 서울지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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