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청년 이상수 씨 받은 온정
장학금 기탁으로 나눔 동참

[아산]혈관기형으로 오른쪽 얼굴에 혹을 지난 한 택배 청년이 자신이 받은 온정을 다시 이웃과 나누며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택배 일에 종사하고 있는 이상수(27·아산시 배방읍·사진)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얼굴 주변 큰 혹이 생겼다. 병원에서는 동맥과 정맥이 서로 엉켜 모세혈관과 연결되지 않은 선천적 결합인 `동정맥기형`이라고 진단했다. 평범하지 않은 외모로 한동안 번민했지만 생각을 바꿔 삶을 긍정하며 용기를 내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여러 일을 거쳐 2019년부터는 택배 기사로 독립해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 늘 웃음을 잃지 않는 환한 모습으로 고객들을 응대하며 `긍정의 아이콘`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어려운 여건에도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봉양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사는 상수 씨의 사연은 2019년 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소개됐다. 방송 후 전국에서 후원이 답지했다. 혹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도 받았다. 수술 과정에 고비도 있었지만 다행히 위기를 넘겨 혹의 크기는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사회의 따뜻함을 체감한 이 씨는 본인 자신이 나눔 전파자로 변신했다. 한여름 무더위나 장마철 궂은 날씨에도 배송을 위해 밤늦도록 분주히 뛰어다니며 모은 수입금으로 장학금을 조성했다. 지난달 말 직접 배방고등학교를 찾아 장학금 100만 원을 기탁했다. 본인의 배송구역에 속한 배방고는 매일 택배를 전하며 인연을 맺었다. 배방고 양재옥 교장은 상수 씨의 장학금 전달이 배려와 나눔을 학생들이 배우는 산 민주시민 교육의 기회가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상수 씨는 "방송을 통해 후원 받으며 고마운 마음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장학금 전달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장학금 기부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계속하겠다"고 덧붙혔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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