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그제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여러 가지 숙제를 남기고 있다. 지역별 순회경선과 1-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의 합산 결과 50.29%를 기록해 0.29% 포인트의 표차로 결선 투표를 피했다. 당초 넉넉한 표차로 낙승을 예상했는데 힘겨운 턱걸이를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넘겼다. 10일 3차 선거인단 투표만 놓고 보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여파로 고작 28.3%를 얻는데 그쳐 이낙연 전 대표(62.3%)에 대패했다. 지역별 경선 및 1·2차 선거인단 투표와는 판이한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당시 개발한 대장동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민심이 크게 이반 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지사가 대선 본선 티켓을 따냈지만 대선 가도는 이래저래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당장 이 전 대표 측이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 지사의 득표율은 49.32%로 과반에 미달한다"며 경선 결과에 불복해 결선 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중도 사퇴한 후보가 사퇴 이전에 얻은 2만 8142표는 유효하고, 후보가 사퇴한 줄 모르고 잘못 찍은 257표만 무효라는 입장이다.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이게 맞다면 이 지사는 분명 과반을 득표하지 못한 셈이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과정에서부터 앙금이 많았는데 경선 이후 틈이 더 벌어졌다. 이 지사가 통합의 정치력을 발휘해 이런 위기 상황을 돌파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지사는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보듯 민심의 향배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경선 막판 대장동 의혹이 증폭되고, 진실게임이 벌어지면서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대선 후보에게 민심의 변화는 일종의 경고장이나 다름없다.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으로 이 지사 역시 불안 불안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은 시시각각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가 어떻게 규명되고 있는지 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명이 없으면 다시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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