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회 호서100년경영연구소 원장
김동회 호서100년경영연구소 원장
"위에 비교하면 족하지 못하나, 아래에 비교하면 남음이 있다". 명심보감의 한 구절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웃과 비교하며 나의 처지나 자신의 가진 것에 만족보다는 적음을 탓하곤 한다. 이런 심성은 3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기에 금언이나 명귀를 되새기며 담금질을 반복한다. 나를 훈련하고 연마하며 마음의 그릇을 채우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중에 산행은 오랜 동안 다수가 선호한 수단이며 인간의 삶과 여러 면에서 비교 된다. 우선, 산행은 오로지 내가 두발로 걸어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힘들어도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 넘어지고 부딪치거나 고통도 오로지 혼자 짊어져야 한다. 한편 내 몫의 삶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양육과 훈육기간이 끝나면 내가 설계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그 결과도 내가 책임져야 한다.

둘째 산은 높으면 높은 데로 낮으면 낮은 데로 각각의 모습을 갖고 있다. 낮아도 가파르고 힘든 구간은 당연히 있고 높아도 일정 고지에 달하면 능선길이 나타나 가볍게 걷게 된다. 사람도 각자 삶의 모습이 다르다. 성공 또는 실패한 삶도 각자 주어진 몫을 살아낸 결과이다. 시련에 좌절하지 말고 돈이나 권세에 자만해서도 안된다. 주어진 소임을 다하며 뜻한 목적을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셋째 산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 높고 낮음을 떠나 정상에 도달하여 사방을 조망하고 잠시의 휴식시간을 취하면 내려가야 한다. 좋은 경치나 휴식도 오래 정상에 머물러 있게 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어렵사리 한 출세나 움켜진 돈도 어느 순간에는 내려놔야 한다. 세월이 흐르면 너 나 없이 나이 들게 되며 젊은이와 다음 세대를 위하여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젊음과 영광은 찰나에 불과하니 늘 겸손과 배려에 성실해야 한다.

넷째 오름과 내림의 산행은 돌발적인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한다. 부지런히 힘들여 오르다 보면 다리에 경련이 발생하기도 하고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특히 힘 빠진 다리로 내려가면 부상당하기 십상이고 때론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인간은 우여곡절도 사연도 많이 겪으며 살아간다. 스스로를 파멸시키기도 하고 분연히 뜻을 성취하기도 한다. 타인과 갈등 또는 분쟁으로 상처를 주거나 아주 원수지간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나를 다스릴 줄 알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게 처신하여야 한다.

다섯째 어떤 산행도 매 번 어렵고 육신의 편안함보다는 힘듦과 고단함이 당연하다. 높은 장거리 등산을 하다 보면 숨이 턱에 걸리고 한 발도 내딛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 특히 경사가 심한 하산 길에는 예측 할 수 없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삶은 행복이나 안락함도 있지만 고통과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길게 보면 불행도 행복도 비슷하다. 매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야 한다. 여섯째 특히 높은 산은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경사가 심하고 흐르는 땀방울에 눈뜨기도 힘들어지고 거친 숨결과 헐떡임에 주저앉고만 싶다. 그러나 이 찰나의 유혹을 극복해야만 웃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고통스럽고 절망에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론 끝이 안보여 일체의 것을 던져버리고 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허나 자신의 목적을 성취한 사람은 이 순간을 극복하고 위기를 적극 활용한 결과이다.

이처럼 산행은 내 삶을 반추 해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래서 안락함 보다는 육신의 고달픔과 고통이 따르는데도 사람들은 기꺼이 산을 찾게 된다. 힘듦과 어려움을 통하여 자신을 정화하고 위로 받으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자 함이다. 또한 산행에서 안분지족의 도리를 알고 삶의 지혜를 얻어 마음의 그릇을 채운다는 것은 소중한 가치이다. 여기에 더하여 건강한 육신을 만드는데도 크게 기여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등산하기에 적당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힐링하며 삶의 에너지를 얻고 강건한 체력 유지를 위하여 열심히 등산화 끈을 조일 수 있음은 행복이다. 필자는 이 청명한 가을날에 아름다운 이 땅의 산들을 부지런히 오르고 또 오를 작정이다. 김동회 호서100년경영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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