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만물박사 네이버(Naver)에 따르면 문화는 `인류의 지식, 신념, 행동의 총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골프문화의 개념에는 `골프와 관련된 가치와 지식 체계, 관습과 신념, 행동`에 대한 모두 정의가 포함돼야 할 것이다. 골프는 예로부터 `신사들의 스포츠`임을 자부해 왔다(물론 요즘은 숙녀와 청년들도 골프장을 많이 찾기 때문에 새롭게 재정립될 필요는 있다). 이 `꽤나 근사한 운동`의 문화는 골퍼는 물론 전문선수나 미디어, 골프장 경영자들이 앞장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린피 등 이용료 인상과 관련한 골프장들의 최근 행태는 단순히 공급이 수요를 결정한다고 점잖게 설명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도 보다 50% 이상 늘었다는 통계를 보면 폭리와 횡포라는 말밖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골프장에서 파는 식음료 가격은 보통 시중 가격의 10배가 넘는데 고질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는데다 종합부동산세 등에서 일반세율을 적용받는 등 세제상 많은 혜택을 받는 대중 골프장들의 태도는 불쾌감을 넘어 분노를 유발한다. 어느 대중 골프장의 주말 입장료가 회원제 보다 많은 37만 원에 달한다는 보도는 능히 공분을 살만 하다. 그동안 18시 이후 식당 사용 등을 하지 못했지만 샤워 등을 하지 못해 수도세, 전기세, 인건비 등을 아낄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신감을 느낄 정도다. 한 골프장이 늘어난 소득을 숨기기 위해 국세청에 비용을 부풀려 신고했다는 보도는 분노에 기름을 붓는다.
듣기로는 극히 소수의 골퍼들이 알음알음으로 연결돼 권리회복 차원에서 골프장들에게 부당함을 제기하고 횡포를 지적하는 실력행사에 나섰다고 한다. 본격적인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전개되기야 어렵겠지만 심정적으로 응원하는 골퍼가 많을 것이다. 최근에 라운드 한 골퍼들이라면 1990년대 말 유행한 영화의 제목을 떠올릴 것 같다. 제목은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다. 이 영화의 장르는 잔혹하기 그지없는 슬래시 무비다.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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