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최근 대면편취수법의 보이스피싱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사례를 보면 A 씨는 검찰청 검사를 사칭하는 사람으로부터 "귀하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추가 범죄를 막기 위해 돈을 인출해 즉시 금감원 직원에게 전달하세요"라는 전화를 받고 현금을 인출해 건넸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중에서 대면편취수법은 사기범이 대포통장을 통해 돈을 송금받지 않고 피해자가 돈을 찾아 나오면 직접 건네 받는 전화사기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건수 중 대면편취 피해건수의 비중이 2019년 8.6%에서 2020년 47.1%, 올해 들어 8월까지 73.8%로 급증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사례 10건 중에서 7건이 대면편취 피해사례인데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사기범들이 돈을 직접 건네 받는 방식으로 사기수법을 바꿨다는 얘기다.

피해금이 대포통장으로 이체된 경우에는 신속한 계좌 지급정지를 통해 계좌에 남아 있는 피해금 일부를 뒤 늦게라도 환급받을 수도 있지만 대면편취를 당하면 피해금을 모두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 심각한 상황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실시하고 있고 은행 창구에서는 큰 금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고객에게 보이스피싱 여부를 질문하고 피해 의심이 되는 경우 112신고로 경찰관이 출동하는 등 피해 차단에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이스피싱 피해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해자들은 귀신에 홀린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은행직원과 경찰관이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한통속이니 절대 믿지 말라"는 사기범의 반복 주입에 피해자가 은행직원 또는 경찰관으로부터 사기피해 의심 경고를 받고도 사기범과의 전화통화 사실을 숨긴 채 돈을 건네주고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보이스피싱 피해를 안 당하려면 본인 스스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보이스피싱 예방 3고(GO)`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이상한 내용의 전화를 받으면 습관적으로 `의심하GO, 전화끊GO, 확인하GO`를 실천하자. 또한 출처가 불분명한 어플리케이션, URL 주소는 무조건 클릭하면 안 된다. 금감원, 경찰, 은행 등에 확인 전화를 하더라도 해킹을 당해서 조작된 가짜번호로 연결될 수가 있다. 확인이 필요한 경우라면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를 찾은 후 유선전화나 다른 휴대폰을 이용하도록 하자.

둘째, 현금을 인출해 수사기관, 금감원에 전달하라고 하면 100% 보이스피싱임을 명심하자. 내 돈을 가장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곳은 은행에 있는 내 자신의 계좌다. 금감원, 수사기관 등 외부는 절대로 돈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다. 셋째,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으면 당황해 이성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절대로 혼자 판단하지 말고 꼭 가족 등 주변사람과 상의할 것을 당부한다. 특히 은행, 금감원(1332), 경찰서(112) 등에서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잘 알고 있고 설마 내가 당하겠어`라고 생각하지만 귀신에 홀린 것 같다는 말처럼 현실에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보이스피싱 예방 3GO 등 기본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다.

성수용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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