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포기검토 대상 특허 2만개 육박…심사·관리 미흡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특허품질 향상을 위한 제도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출연연 특허 활용률이 절반도 안 되는 것은 물론 기술 이전을 위한 특허평가 심사·관리마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정필모 국회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3개 출연연이 자산실사를 진행한 누적 특허 수는 5만 6089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포기검토 대상으로 분류한 특허는 1만 9330개(누적 특허 수의 34.5%)에 달했다. 추가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포기가 결정된 특허 수는 9225건이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일부 출연연은 특허등급 평가를 진행하지 않거나, 하위등급 또는 포기대상으로 분류된 특허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C등급 평가를 받은 특허에 대한 포기검토 분류와 추가 심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해 한국특허정보원의 특허등급프로그램(K-PEG) 평가 결과 519개 특허 중 50개가 C등급에 불과했으나, 포기검토 분류를 하지 않았다. 외부 전문가 정성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경우에도 미활용 특허를 포기대상으로 분류할 뿐 보유 특허의 수준을 판단하기 위한 등급평가를 시행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출연연마다 자산실사방식이 천차만별이고, 활용목적도 제각각이다 보니 특허 수준을 평가하는 관리체계가 정립되지 않고 있다"며 "특허 평가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출연연에 적합한 특허등급평가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출연연의 장롱 특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출연연 보유 특허는 4만 4922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술 이전 등 활용되고 있는 특허는 36.5%인 1만 6410개에 불과했다. 출연연이 장래 시장성과 활용성이 없는 특허를 양산해 단기간내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실적주의에서 탈피해 제대로 된 특허를 만들 수 있도록 철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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