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를 속이기 위해 헛된 소문을 만들고, 옮기는 사람들로 인해 진실은 거짓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진실이 호도되어 거짓이 더 강력하게 되돌아오는 것에 현명한 선택과 판단이 요구된다.

거짓말도 여러 번 되풀이 하면 참인 것처럼 여긴다는 말이 있다.

한명이 여럿을 속이기는 어렵지만 여려 명이 동시에 거짓말하면 혼란에 빠지기는 쉽기 마련이다.

전국시대 위나라 혜왕은 조나라와 화친을 맺고, 관행에 따라 태자를 조나라에 볼모로 보내게 되었다. 태자의 후견인으로 중신인 방총을 뽑았다. 방총은 하직 인사를 하면서 임금에게 이렇게 물었다.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전하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누가 믿겠소."

"그러면 또 한 사람이 같은 소리를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역시 믿지 않을 거요."

"만약 세 번째 사람이 똑같은 말을 아뢰면 그때도 믿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땐 믿어야겠지."

이 말을 들은 방총은 간곡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하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냅니다."

신은 태자마마를 모시고 조나라로 떠납니다. 신의 빈자리에 온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아마도 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여럿 나타날 것입니다. 아무쪼록 전하께서는 이 점을 참작해 주십시요.

혜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총의 예상대로 태자를 모시고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방총을 헐뜯는 참소가 임금의 귀를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혜왕은 처음에는 일축했지만 같은 소리가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지자,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방충을 의심하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나 후 태자가 볼모 신세를 면했지만, 방총은 끝내 돌아올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헐뜯는 유언비어들이 벌써부터 넘쳐나고 있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사람을 속이는 현실보다 긍정적인 삼인성호의 시민의식이 요구되고 있다.길효근 지방부 금산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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