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나로호도 5번 연기·2번 실패…선진국도 발사체 첫 모델 성공률 절 반 안돼
비정상 작동 시 폭파…기상·단 분리 등 관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0일 오전 7시 20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을 나와 발사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0일 오전 7시 20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을 나와 발사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국산 1호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1.5t 위성 모사체를 700km 상공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안고 우주로 첫 발사된다. 우주 개발 역사에서 누리호 같은 첫 우주 발사체의 성공률은 30% 수준에 머문다. 정부는 이번 1차 발사에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실패`가 아닌 `비정상 비행`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핵심 우주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고, 내년 5월 2차 발사도 예정돼 있는 만큼 우주선진국 도약의 기회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누리호 발사의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미국·러시아와 같은 우주 기술 선진국도 초기 발사 성공률이 높아야 40%를 맴도는 수준이다. 스페이스X의 초기 발사체 팰컨 1도 5번 발사를 시도했으나 3번 실패했다.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했던 나로호도 5번이나 발사가 연기됐고, 두 차례 실패했다. 2013년엔 나로호를 우주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러시아가 개발을 주도해서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성공의 관건은 발사체가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정해진 시각에 각 단이 분리되는지에 달렸다. 위성 더미 분리는 누리호가 지상을 떠난 후 약 16분, 데이터 확인까지는 30분 가량이 소요된다. 만약 궤도를 이탈하거나 로켓·페어링 분리가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발사체종단시스템을 통해 누리호를 폭파할 수도 있다.

성공을 위해서는 당일 기상 조건도 관건이다. 영하 10℃에서 영상 35℃ 범위를 벗어나거나 습도가 98% 이하로 내려가면 발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상풍과 고층풍까지 고려해야 하며, 낙뢰나 구름이 경로를 방해해서도 안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 발사 성공 여부에 대해 `진인사대천명`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20일 누리호 발사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선을 다한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선진국에서도 발사체) 첫 발사를 성공한 게 30%가 채 안된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과 실패를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며 "발사체는 지상 시험 끝으로 마무리되는 게 아니라 최종 비행을 통해 발사체로서 기능을 갖고 있는지 최종 확인하는 것이기에, 21일은 비행시험의 마지막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우주 산업의 역량 축적 기간이 3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누리호 성공을 계기로 우주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고흥=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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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 하루 전인 20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우뚝 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 하루 전인 20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우뚝 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 하루 전인 20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 하루 전인 20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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