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접종 감염에 '백신불안'
오락가락 정책 불신감 조장
발 빠른 방역대책 제시해야

장중식 지방팀장
장중식 지방팀장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직역하자면 `코로나19와 함께`라는 말로 해석되지만, 순화적 표현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말로 풀이한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달 초부터 시작된 `위드 코로나`는 17일만에 확진자 3187명을 기록하며 재확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특히 추가접종(부스터 샷)을 받은 사람 중 2명이 돌파감염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불안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당초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구의 60-70%에 대한 백신 접종이 완료되었을 때, 집단면역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우리 정부도 지난 6월 발표한 `예방접종 3분기 시행계획`에 따라 백신접종 고삐를 죈 결과, 10월 26일자로 70% 접종률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출구로 시작된 백신은 2021년을 뜨겁게 달군 화두였다. 코로나19와 관련 키워드 중 `백신 수급` `접종 예약` `접종률 현황`이 실시간 검색어 메인에 1년여 동안 오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 같은 키워드가 무색할 정도로 백신에 대한 기대감은 불안과 우려로 바뀌고 있다.

백신접종을 기피한 20-30대 접종자 중 사망사고가 잇따른데다 위중증 환자마저 일일 500명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자칭 전문가들은 `3대 악재 겹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들이 말한 악재(惡材)는 병원체(바이러스)와 숙주(환자), 환경적 요소(날씨와 이동량) 등 세 가지다. 백신 접종률은 높아졌지만,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일상 곳곳에 바이러스 균이 누적되면서 확진자와 중증 환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궁핍해 보인다.

지난 6월 국민의 70%가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다고 분석한 지 불과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집단면역`의 자신감은 슬그머니 꼬리를 감췄다.

`3번을 맞아도 항체가 안 생기는 분들이 있듯이 100% 완벽하지 않은 것`이라든지 `환자의 특성이나 채혈해서 항체가 생겼는지 안 생겼는지 연구가 필요하다.`는 식의 견해는 상식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들이 알고 싶고 궁금한 것은 딱 두 가지로 모아진다.

부작용이 생기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 같은 결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다.

궁여지책으로 정부가 17일자로 발표한 대책은 추가접종(부스터샷)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60대 등 고위험군의 추가접종까지 간격을 4개월로 앞당기고, 50대 또한 5개월로 단축하는 게 골자다.

추가접종의 필요성 대신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독려는 사라지고 추가접종의 필요성만을 강조하기에 급급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소신과 견해를 밝혀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행 후 나타난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에 필요한 방역지침을 보완해야 한다. 코로나도 잡고 경제도 살리겠다는 의지만큼은 백 번 공감하지만,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무엇이 최선이고 차선인지를 살핀 후,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전 세계 신규 감염 사례 가운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90만 명이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방침을 폐기하고 방역 규제를 빠르게 재도입하는 상황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12세 이상 인구의 89%가 2차 접종을 마쳐 어느 나라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아일랜드의 경우, 지난 16일 신규 감염자가 4407명을 기록했다. 확산세가 극심했던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도 인플루엔자처럼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 같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말 그대로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국민이 `코로나와 함께(with)할 수 있는지`를 냉정히 살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중식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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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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