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충청권 일정 전날 알아"...이수정 영입 전에도 공개적으로 반대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전화도 꺼놨다. 전날(2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의 패싱 논란이 나온 직후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뒤여서 중대결심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지도부는 우려 속에 상황 파악에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끝내고 나오면서 "내용을 좀 더 파악해보고 논의를 좀 해야 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 중심의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일정 논의에서 `이준석 패싱` 논란이 거듭 제기된 만큼,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당 대표직 사퇴를 포함한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이 대표 측은 "몸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중대결심설에 대해 "내가 평론가가 아니라 팩트로 말씀을 드려야지, 평론가 입장에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날 갑작스런 일정변경 및 연락두절에 대해 당지도부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혼선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이날 오전 9시 참석할 예정이었던 한 언론사의 창간 기념행사에 불참한다고 출입기자단에 알렸다. 이날 행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다. 당대표가 일정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취소 의사를 전달한 셈이다. 이 대표는 오후로 예정됐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기념식, 라디오 인터뷰 등 일정도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대표의 전화기는 꺼져 있는 상태다. 이 대표의 측근들도 전화통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전 오후 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고 짧게 남겼다. 어떤 의미인지 별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약 50분 뒤에는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향하는 의미를 담은 "^^p" 이모티콘 남기기도 했다. 역시 무슨 의미에서 이같이 적은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메시지가 나온 건 윤 후보 선대위의 이 대표 패싱 논란이 점화된 시기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윤 후보 측이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영입하기 전에도 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또 한 라디오에서 "저는 어제 언론에 나오기 전까지 (윤 후보 일정인) 충청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당대표 이전에 제 일정이지 않나. 전날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면 제 일정이 가득하기 때문에 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이른바 `당 대표 패싱` 논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정치 커뮤니티를 통해 "정치 이제 5개월 된 사람(윤석열)이 당 대표(이준석)를 내치려 한다. 어떻게 봐야 하나`라는 질문에 "당 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 망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중진들이 몰려다니면서 당 대표를 저렇게 몰아세우니 당이 산으로 간다"며 "밀려난 중진들이 대선보다 자기 살길 찾기에 정신없다"고 비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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