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뿐 아니라 지역 중기·소상공인 대출 이자 가중 등 부담 고조
위드 코로나 기대도 잠시, 확진자 폭증에 소상공인 시름 깊어져

금리인상으로 갈수록 이자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지역 한 은행 창구에서 대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최은성 기자
금리인상으로 갈수록 이자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지역 한 은행 창구에서 대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최은성 기자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가계는 물론 지역 경제·산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지역의 일부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 등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이미 부채가 급등한 상황에서 은행권 대출금리마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에 이어 이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로(0)금리 시대`가 20개월 만에 막을 내린 셈이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돼 올해 들어서만 1%포인트 뛴 바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내년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향후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현실화되며 운영난을 겪는 지역의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인 등을 더욱 옥죄는데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2조 9000억 원씩 늘어날 것이라 추산했다. 한은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올린 것을 감안하면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지난 연말보다 5조 8000억 원 수준 증가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대출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대전지역 금융권 기업 대출금은 모두 29조 1731억 원이다. 지역 경제구조상 중소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향도 있겠으나,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총 기업 대출금 중 93.1%(27조 1495억 원)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직격타가 보다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기업 대출금리는 이미 상승 반열에 올랐다. 한은의 올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2.67%,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연 3.14%로 집계됐다. 전월과 견줘 각각 0.03%포인트, 0.09%포인트 올랐으며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0.16%, 0.25%씩 뛰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은 8.45%포인트 상승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표본 기준 중소기업들이 영업이익의 63% 수준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1%포인트 상승 시 72%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충묵 중기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은 "매출은 줄고 부채는 이미 과도한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이 조기 상환까지 유도한다면 지역 중소기업들은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논의되는 것 같은데 기업들에겐 상당한 압박을 넘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영세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어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지난해 기준 17.8%로, 2018년(13.3%)보다 4.5%포인트 늘었다. 특히 대전은 한계기업 비중이 23.4%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주로 숙박·음식점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에서 비중을 키웠다.

육석균 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 총무부장은 "위드 코로나로 숨통이 좀 트이나 싶더니 확진자는 폭증하고 물가는 치솟고 대출이자는 연일 널뛰며 진퇴양난의 입장"이라며 "폐업도 일시상환을 할 수 있는 사람만 할 수 있어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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