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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한반도 해안선 따라 마주한 풍경

2021-12-01 기사
편집 2021-12-01 16:22:41
 이태민 기자
 e_tae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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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사진 택리지 1부작 '루트 777'
한반도 해안선 속에 시대·사람 담아
남북 분단·이념 갈등 인한 아픔 전해

첨부사진1김홍희 사진 택리지 '루트 777' 중 '홍련암'. 사진=작가 제공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이 쓴 지리서 '택리지'를 사진으로 다시 쓴 전시회가 대전을 찾는다.

김홍희 작가의 사진전 '김홍희 사진 택리지 / 루트 777'이 오는 22일까지 대전 동구 작은창큰풍경갤러리에서 열린다.

그가 우리나라의 땅을 사진으로 남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20년 전이다. 1980년대 카메라를 등에 둘러맨 채 도쿄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전시하며 사진가로서의 삶을 길 위에서 피워내면서다. 이러한 결심은 코로나 시대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소명의식을 통해 현실화됐다. 형식과 내용을 고민하던 작가는 이국 땅을 발로 뛰어다녔던 경험을 토대로 문화와 문명의 통로가 되는 길을, 길과 길이 이어져 만들어진 도시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조명해 서로 다른 말씨와 습성이 얽히고 설켜 만들어진 우리나라 문화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사진전을 기획했다. '천 년 후의 인류가 지금 인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자'는 의도에서였다.

이번 전시회의 제목인 '루트 777'은 7번 국도와 77번 국도를 말한다. 77번 국도는 경기도 파주에서 서해안을 따라 내려오다 목포를 지나 남해안을 타고 부산시청에서 끝난다. 7번 국도는 다시 부산시청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작가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한반도의 해안선을 따라가며 마주한 풍경을 렌즈에 담았다. 77번 국도 시발점인 경기 파주 마정리에서는 남북을 잇는 유일한 다리 옆에 위치한 유원지 '평화랜드'를, 서해안 시화호조력발전소 휴게소에서는 현대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들이 사람들에게 버려져 우는 듯한 풍경을 담았다. 작가는 사진 속에 시대의 평화와 암울을 담아 남북 분단과 지역 갈등으로 한반도가 갈라진 아픔을 되새김질하고, 후손들에게 원죄의식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현주소와 방향이 과연 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인지 고찰하도록 유도한다.

'김홍희 사진 택리지'는 총 5부작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이번 사진전에 이어 내년 봄부터 2차 백두대간 작업을 시작해 3차 영남대로, 4차 삼남대로 촬영을 진행한 후, 5차로 '우리나라의 젖줄'로 일컬어지는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을 따라가는 촬영 계획을 구상 중이다.

김 작가는 "한겨울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매몰찬 바람과 따스한 봄의 정기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이 좁은 강토가 좀 더 넓은 생각과 좌우를 아우르는 이념의 표상을 세우는 시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크게는 인류애고, 작게는 동포애를 뜻한다. 그래야 우리 역량에 맞는 방향과 속도로 진행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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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사진=작은창큰풍경 갤러리 제공


첨부사진3김홍희 사진 택리지 '루트 777' 중 '대천 해수욕장'. 사진=작가 제공


첨부사진4김홍희 사진 택리지 '루트 777' 중 '광안리'. 사진=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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