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연, 해명에 나섰지만 사실상 의혹 부인하지 않아...이재명 "국민여론 지켜볼 것" 백혜련 "본인의 판단 필요"

조동연 민주당 신임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조동연 민주당 신임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조동연 민주당 신임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자신을 둘러싼 `사생활 논란`에 대해 사실상 인정하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자 이재명 대선후보와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여론 추이를 살피며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조차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비치면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 위원장이 직을 내려놓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조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사생활로 인해 분명 많은 분이 불편함과 분노를 느끼셨을 텐데,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사생활 논란은 결혼 생활 중 혼외자를 낳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롯됐다. 조 위원장은 2011년 전 남편 A씨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고, 이듬해 이혼했다. A씨는 이혼 후인 2013년 아들이 친자가 맞는지 유전자 확인 검사를 한 결과 친자가 아닌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려졌다.

조 위원장은 이혼과 관련해 "사생활이지만 말씀을 드리지 않으면 안 될 거 같다"며 "처음부터 기울어진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양쪽 다 상처만 남은 채로 결혼생활이 깨졌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대위 합류 배경에 대해 "저 같은 사람은 10년이 지난 이후에 또는 20-30년 지난 이후에도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당당하게 얘기하는 엄마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줄 기회조차도 허락받지 못하는 건지, 저 같은 사람은 그 시간을 보내고도 꿈이라고 하는 어떤 도전을 할 기회조차도 허락 받지 못하는 것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항변했다.

조 위원장은 육사 출신 30대 워킹맘으로, 민주당 선대위가 출범 후 처음으로 영입한 외부인사다. 이에 민주당은 당초 의혹이 제기된 초반만 하더라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선대위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조 위원장이 사실상 의혹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의 거취에 대해 달라진 기류가 감지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모든 정치인은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국민의 판단을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분명한 사실관계 확인은 너무나 깊은 사생활 문제라 일일이 다 알긴 어려웠다"며 "우리들도 아직은 정말 뭐가 사실인지 잘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조 위원장 논란을 두고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인재 2호`로 영입했다 미투 논란으로 중도에 하차한 원종건 씨가 떠오른다는 기류가 없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스타성·화제성 위주로 영입을 서두르다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 선대위 국가인재위원회 총괄 단장을 맡은 백혜련 최고위원은 이날 사견을 전제로 "국민적 정서 등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본인의 여러 가지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조 위원장이 거취를 결단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표현으로 비친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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