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술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대한응급의학회 첫 한마음 공로상 수상
'응급의료계 산증인', 응급의학회 대표 서적 발간 등 "30년간 응급의료 지켜"

유인술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유인술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응급의학이 생소하던 시절에 뛰어들어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듯 어설프게 시작했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남다른 감정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응급의학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 유인술(62)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최근 대한응급의학회로부터 `한마음 공로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학회 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공로상의 첫 주인공이 된 유 교수는 학회 1기 멤버로서 응급의학의 30년 세월을 피부로 느낀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88올림픽을 치르면서 응급의료의 필요성을 느낀 외과의사들이 이듬해 학회를 만들며 `응급의학`이라는 개념과 용어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진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도 응급의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며 응급의학이 시작된 당시를 회상했다.

가르침 받을 선생님도 없었던 유 교수는 전국에 있는 10명의 동료들과 함께 직접 발로 뛰며 응급의학의 길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전공 과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도 묵묵히 나아갈 수 있었던 건 후배들을 위해 길을 다져놓아야 한다는 책임의식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과에서 우릴 인정해주지 않아 천덕꾸러기로 취급받는 건 일상이었다. 서러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건 후배들에게 이런 서러움은 물려주지 말자는 생각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3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 과가 자리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야 후배들을 볼 면이 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긴 세월동안 응급의료 일선에 몸 담은 유 교수는 응급의료체계 구축, 관련 기금 마련 등 응급의료의 제도적 정립을 위해 앞장서 왔다. 그 결과 전국 병원의 응급실 표준과 관련 시설의 인력·장비 기준 설립, 응급의료기금 제정 등 법적 제도적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유 교수는 "응급실을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 등으로 나누고 장비 기준 등을 만들었다. 또 연 2000억 원 수준의 기금을 제정해 119구급대·응급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했다"고 말했다.

응급의학회의 성장과정을 담은 서적 `응급의학의 역사, 대한응급의학회 30년`을 집필하기도 한 그는 앞으로도 활발한 집필 활동과 더불어 후학 양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응급의료 발전 과정을 기록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최대 사명이라 생각한다"며 "후배들과 함께 응급의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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