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과 '해링턴 플레이스 휴리움' 공동도급
브랜드 아파트 대형건설사 독식 구조에서 유의미

대전 중견건설사 다우건설㈜이 대기업 건설계열사와 공동으로 아파트를 공급한다. 주택경기 기대감으로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앞다퉈 대전에 진출하면서 크고 작은 지역업체들이 먹거리 기근에 시달리는 가운데 흔치 않은 공동도급 사례가 나왔다. 다우건설과 효성중공업은 대전 중구 선화동 일원에서 `해링턴 플레이스 휴리움`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상 최고 25층 12개동으로 아파트 997가구 연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이번 주택건설사업에서 다우건설은 공동도급사로 참여한다. 효성중공업과 동등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간다는 얘기다. 통상 기업 규모가 비슷한 중대형 건설사들로 공동도급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업계의 관행상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그래서 나온다. 대전·충청권에서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계룡건설, 아파트 브랜드 `예미지`를 내세우는 40년 관록의 금성백조 이후 지역 건설업체가 대기업 건설사와 공동도급을 이룬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한발 더 나아가 다우건설은 `해링턴 플레이스 휴리움` 직접시공에 나선다. 공동도급에 지분만 넣는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공구분할을 통해 지분만큼 실제 공사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 중소·영세 건설업체에 각종 하도급 공사로 떨어지는 낙수(落水)의 질과 양이 달라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우건설이 이번 사업에 30% 넘는 지분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며 "공급 규모 등으로 미뤄 전체 공사비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단순계산하면 600억에서 700억원 정도의 큰 공사가 지역업체에 여러 하도급 형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장은 또 다우건설의 공동도급 참여로 적지 않은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관내 정비사업에서 막강한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대형건설사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역건설사의 경쟁력 약화와 자본유출 등 지역경제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최근 `지역건설사 정비사업참여 활성화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다우건설로선 2002년 다우종합건설㈜ 법인 설립 후 19년 만에 우량건설사로 성장하는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링턴 플레이스 휴리움 건설사업은 남다르다.

휴식·휴머니즘을 뜻하는 `휴`와 아트리움(정원)의 `리움`을 결합한 아파트 브랜드 `갤러리휴리움`을 2016년 출시한 다우건설은 2018년 갈마동 다우 갤러리휴리움 아파트(301가구), 2023년 입주 예정인 홍도동 다우 갤러리휴리움(419가구) 등이 대표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아파트 건설은 소규모 단지를 시공해온 다우건설에도 도전적인 과제일 것"이라며 "대기업 건설사와 공동도급으로 얻게 될 대외적인 신뢰도 상승과 이미지 제고효과까지 고려하면 이번 사업 성공을 전제로 다우건설의 업계 입지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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