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3선연임 제한 '무주공산'
여야, 역대급 후보 등판 예정
간판보다 옥석 가리는 지혜 필요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내년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50여일 앞으로 다가 왔다. 하지만 충북지역에서는 차기 도백(道伯)에 누가 오를지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만 간간이 회자될 정도로 뒷전이다. 내년 충북지사 선거에 등판할 후보의 면면은 역대급이지만 좀처럼 흥행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묻지 마` 선거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할 정도다.

현직인 이시종 지사는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이에 내년 충북지사 선거는 맹주가 없는 무주공산으로 치러지게 됐다. 다행인 것은 맹주가 없다고 여우가 도백의 자리를 넘보는 형국은 아니다. 여야에서는 역대급 후보들의 등판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 후보들이 등판할 경우 접전이 예상된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화려한 이력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마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주 출신인 노 전 실장은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초대 비서실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측근 인사들을 내각에 포함시키지 말자는 기류가 조성되면서 노 전 실장은 주중대사로 임명돼 한중관계 조율에 힘썼다. 특히 지역구인 청주 흥덕구에서는 지역민들의 무한 사랑을 받았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후 내리 3선을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의 충북지사 출마설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노 전 실장에 맞설 야당 국민의힘 후보도 만만치 않다. 당초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도당 위원장의 등판이 점쳐지면서 빅 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내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쪽으로 선회하면서 빅 매치 성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정 위원장이 재선거로 선회하면서 이종배(충주) 국회의원과 오제세 전 국회의원,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역인 이종배 의원은 지난 2011년 충주시장에 당선되면서 공직에서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2014년 충주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제20·21대까지 내리 당선되면서 3선 중진의원 반열에 올랐다. 오제세 전 국회의원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청주에서 4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지역 터줏대감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2월 21대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후보 공천에서 컷오프 됐다. 그는 당의 컷 오프 결정에 반발,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 재기를 노리고 있다.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도 충북지사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도 지사 후보군에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하나 차기 도백에 오른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의 이력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초대박 흥행감으로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대선이라는 암초에 걸려 흥행 동력을 상실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대선 승리가 지사 선거로 직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지사 후보가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것이란 얘기다. 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지역 도백은 `묻지 마` 투표보다는 도백의 자질을 갖춘 검증된 일꾼을 뽑아야 한다. 화려한 간판만보지 말고 옥석을 가려낼 줄 아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자칫 옥석 가리기를 소홀히 한다면 무한경쟁 시대에 지역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더욱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의 몫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소속 정당이나 정치적 성향보다는 도민의 재산과 생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검증된 도백을 뽑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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