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4대 특별전
율곡 이이 은거지 현대 기술로 생생히 담다
명기와 근대건축으로 대전 지역사 한 눈에

서구 도안동 대전시립박물관 본관에서 미디어 특별전 `산수정원, 고산구곡(高山九曲)`이 열리고 있다. 이태민 기자
서구 도안동 대전시립박물관 본관에서 미디어 특별전 `산수정원, 고산구곡(高山九曲)`이 열리고 있다. 이태민 기자
동장군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며 외출보다는 `집콕`을 선호하게 되는 겨울이다. 연말을 맞아 미리 짜 뒀던 여행 계획은 다시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백지화된 상황. 다가오는 새해를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맞이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 우리나라 역사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4대 종합선물세트`가 당신 앞에 준비돼 있다.

대전시립박물관은 내년까지 미디어 특별전과 어린이체험전, 근대건축전, 명기(明器) 특별전 등 4대 특별전을 동시에 선보인다.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그릇에 담긴 지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다.

서구 도안동 시립박물관 본관 A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미디어 특별전 `산수정원, 고산구곡(高山九曲)`에서는 율곡 이이의 은거지였던 황해도 고산 석담을 그린 `고산구곡도(高山九曲圖)`를 주제로 아름다운 산수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 영상을 만날 수 있다. 고산구곡도는 이이가 지은 한글 `고산구곡가`를 제자들이 한문으로 번역하고, 그림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대전 동춘당가에서 기탁한 이 작품은 기호학파의 학맥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본관 B동 1층에서 함께 열리는 어린이체험전 `산성을 지켜라! 꼬마장수!`는 `산성의 도시 대전`을 주제로 한 전시로, 클라이밍을 활용한 산성 오르기와 벽돌 쌓기, 활쏘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보문산성·계족산성 등 지역 산성들을 실감 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잠시 1960년대 거리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타임머신을 타고 유성구 선사박물관으로 넘어가면 시간의 흐름이 오롯이 담긴 그릇들을 마주할 수 있다. `그릇으로 예(禮)를 행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명기(明器) 특별전`은 대전 지역에서 출토된 그릇들을 한데 모아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덤 속에 작은 도자기 그릇을 만들어 넣은 것은 조선시대 예학에 따른 것으로, 마지막 순간마저 아름답게 남기려 했던 옛 사람들의 기품을 느낄 수 있다. 선사박물관 1층에서 열리는 김영진 작가의 현대 도예작품전 `일다경(一茶頃)`을 함께 음미한다면 조선시대의 여운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별전의 대장정은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 위치한 근현대사전시관에서 비로소 마무리된다. 이 곳에서는 대전지역이 지금의 우리에게 익숙한 거리와 풍경으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근대건축전 `짓다 그리고 담다`를 만날 수 있다. 이 전시에서는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에서부터 산업화의 상징인 경부고속도로 대전육교까지, 오랜 시간 동안 대전의 역사와 사람들의 추억을 담고 있는 근대 건축을 통해 대전의 근대 문화유산을 돌아본다.

미디어 특별전과 명기 특별전, 근대건축전은 내년 3월 27일까지, 어린이체험전은 내년 6월 26일까지 만날 수 있다.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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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도안동 대전시립박물관 본관에서 미디어 특별전 `산수정원, 고산구곡(高山九曲)`이 열리고 있다. 이태민 기자
서구 도안동 대전시립박물관 본관에서 미디어 특별전 `산수정원, 고산구곡(高山九曲)`이 열리고 있다. 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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