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수천만원 급등 서민 내집 마련 멀어져
전기·가스 요금 줄줄이 인상 가계 부담 가중
새출발, 새희망은 경제안정·코로나 극복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신축년 `하얀 소의 해`를 맞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검은 호랑이의 해`(임인년·壬寅年)`가 밝아오고 있다. 올해로 코로나 19 창궐 2년째를 맞아 전 인류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고 일상으로의 회복도 더디게만 진행됐다. 최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게 됐다. 이 같은 코로나 여파 속에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격동이 일었던 한 해였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한 달 사이에 나란히 세상을 떠났고, 이재명과 윤석열 등 20대 대선 후보가 정해졌지만,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LH 부동산 투기 논란, 요소수 품귀 사태, 정인이 사건 등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충청권에서는 세종의사당 국회 본회의 통과를 비롯하여 신세계 대전상륙, 보령해저터널 개통, 관평원 세종 특공 논란 등이 주요 화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민 생활과 직결된 경제 부문이 단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뜨거웠고 코로나 19 전개 상황에 따라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짙어지며 물가는 고삐 풀린 듯 치솟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무수히 쏟아졌지만, 집값 폭등은 막지 못했다. 부동산 광풍은 올해 현재 진행형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고 있는 서민 실수요자의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진정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올해 상승률 자체는 19년 만에 최대치다. KB국민은행 리브온 기준 올해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14.97% 오르면서 2002년(16.43%) 이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대전과 세종의 집값 폭등도 두드러졌다. 올해 대전 아파트 매매가의 연간 상승률은 20.32%로 전년(13.40%)에 견줘 6.92%포인트 올랐다. 올해 1월 3억 4935만 원이던 대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월 현재 4억 2085만 원으로 1년 새 7000만 원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역대급 상승률(연간 44.97%)을 기록했던 세종은 올해 주춤하기는 했으나 8% 가까이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아파트 평균 매매가도 1월 5억 3835만 원에서 12월 기준 6억 6050만 원으로 1억 원 이상 뛰었다.

생활 물가도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은 올해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이야기가 이제 싫증 날 정도로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서민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생활필수품과 개인서비스요금이 줄줄이 오르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달걀 등 농축수산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석유류와 가공식품이 모두 오르면서 공업제품 가격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대전 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대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월 0.6%(전년 동월 대비)로 시작한 올해 대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7%로 크게 오른 뒤 2%대를 유지하다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3.2%, 3.7%로 상승 폭을 키워나갔다. 코로나 여파에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 유가 오름세도 여전할 전망이어서 내년 상반기에도 소비자물가의 고공행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새해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는 이유다. 또한, 내년부터는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서민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새해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최근 확산일로인 오미크론이 팬데믹 종식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이 유럽 과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도 코로나 창궐 3년째를 맞아 희망적일 수 있다. 정부도 코로나 19를 극복하고 경제의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민간소비와 수출, 고용부문 등에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장밋빛 전망은 경계해야 하지만 일상으로의 회복과 적자 가계부 탈출, 생각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온다. 임인년 새해는 `용맹과 신성함`의 상징인 한국산 호랑이처럼 온갖 역경을 극복하는 한해이기를 기대해 본다.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