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카페 등 관광객들로 붐벼
신흑동 보령해저터널-원산안면대교 10분 걸려
해저터널 개통 후 관광객은 43%, 차량 40% 각각 증가

지난 30일 오전 보령해저터널 앞에 홍보관이 마련됐지만, 1월 3일부터 개관 예정인 이유로 입장하지 못했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30일 오전 보령해저터널 앞에 홍보관이 마련됐지만, 1월 3일부터 개관 예정인 이유로 입장하지 못했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점심시간이 지난 보령시 신흑동 보령해저터널 앞. 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 예보된 터라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에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눈발의 기세는 거세졌다.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긴 해저터널로 기록된 보령해저터널(6.927㎞). 지난 12월 1일 정식 개통된 후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령해저터널 앞 회전교차로 옆에 홍보관이 눈에 들어왔다. 사전지식도 익힐 겸해서 홍보관을 찾았으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홍보관 입구에는 1월 3일 개관 예정을 알리는 A4 한 장이 덩그러니 붙어있었다.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공사 중을 이유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는 홍보관이라니 부조화에 언짢기까지 했다.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홍보관 옆에 넓은 공용주차장이 있으나 주차선 도색이 되지 않는 등 손님 맞을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회전교차로에 나와 지나는 차량을 지켜봤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차량들이 보령해저터널 주위에 붐비기 시작했다. 대부분 보령해저터널 진·출입 차량이었으나 회전교차로다 보니 대천항과 대천해수욕장으로 빠져나가는 차량과 겹치면서 정체를 빚기도 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되면 보령해저터널 진·출입 차량과 대천항, 대천해수욕장으로 가려는 차량이 맞물릴 경우 교통정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기까지 했다.

보령해저터널에 진입했다. 전체 구간 제한 속도는 70㎞로 묶였다. 상·하행 2차로로 해저면으로부터 55m, 해수면으로부터 80m 위치해 있다. 이곳을 운전하면서 신기한 현상을 겪기도 했다. 진입 후 2km 부근까지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 속도가 저절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보령해저터널 초입 2km 부근은 내리막길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3-5km 부근은 평범한 평지였으며, 남은 2km 가량은 오르막길이었다. 해저터널 전체적인 구조는 U자형 구조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보령해저터널을 빠져나오며 마주한 것이 이미 2019년 12월 완공한 해상교량인 원산안면대교(1.75㎞)다. 차창 밖으로 몇 개의 유·무인도와 넓게 펼쳐진 바다가 더 거세진 눈발과 함께 겨울바람에 밀려오고 있었다. 원산안면대교 임시 정차구역은 관광객들이 차량을 세우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원산안면대교 양방향은 보령해저터널에서 빠져나오거나 들어가려는 차량이 줄을 이었다.

주말이면 길이 막힐 정도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는 게 지역주민들의 전언이다. 보령해저터널 후 차량이동량 변화도 이를 증명한다. 보령시의 대천해수욕장 진출입 및 인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해저터널이 개통됨에 따라 12월에만 총 92만 5920명이 해수욕장을 이용했고, 차량은 43만 979대가 통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저터널 개통 전인 지난 11월에는 64만 6800명이 해수욕장을 이용했으며, 30만 6716대가 통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저터널이 개통됨에 따라 한 달 만에 관광객은 43%, 차량은 40% 각각 증가했다.

보령해저터널 개통됨 후 원산도 인근 카페 등은 호재를 맞고 있다. 이날 찾아간 원산도 부근 한 카페는 차량들이 붐벼 주차할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카페에 가득 찬 관광객들의 모습에서 코로나19는 무관해 보였다. 카페 부근에는 7604억 원 규모의 대명리조트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보령해저터널이 시작되는 보령시 신흑동과 원산안면대교 끝점인 태안군 고남면까지 펜션을 짓거나 전원주택을 지으려 터를 닦아놓은 곳이 여럿 눈에 띄는 등 보령해저터널의 후광이 곳곳에 비쳤다.

그만큼 보령·태안지역은 해저터널 개통으로 관광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임완식 보령관광협회장은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큰 힘을 얻고 있다"며 "주말에는 차량들이 넘쳐나면서 일부 정체를 빚기도 하지만 보령시가 다시 생동감 있는 도시로 바뀌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태안군 고남면에 들어서자 서해바다를 볼 수 있도록 우뚝 선 빨간색의 전망대가 공사를 서두르고 있었다. 이를 뒤로 하고 다시 원산안면대교를 지나 보령해저터널을 거쳐 회전교차로로 돌아왔다. 2010년 12월 착공, 11년 간 총 4853억 원이 투입된 보령해저터널은 보령-태안 간 이동시간을 기존 1시간 30분에서 10분대로 줄이는 물리적 시간단축에다 서해관광산업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보령해저터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서해안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2025년 연간 4000만 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잡았다. 보령시가 회전교차로에 내건 `2022 보령방문의 해` 현수막이 겨울바람과 한층 굵어진 눈발에 현실감 있게 일렁이고 있었다. 정명영·최의성·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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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해저터널 홍보관. 사진=박상원 기자
보령해저터널 홍보관.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보령해저터널을 빠져나온 차량들이 대천항과 대천해수욕장을 가기 위해 주행중에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보령해저터널을 빠져나온 차량들이 대천항과 대천해수욕장을 가기 위해 주행중에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보령해저터널을 이용하기 위해 차량들이 진입하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보령해저터널을 이용하기 위해 차량들이 진입하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보령해저터널을 이용해 오천면 방향으로 가려는 차량들도 적지 않았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보령해저터널을 이용해 오천면 방향으로 가려는 차량들도 적지 않았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30일 오전 보령해저터널 옆에 걸린 2022 보령 방문의 해 현수막.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30일 오전 보령해저터널 옆에 걸린 2022 보령 방문의 해 현수막.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30일 오전 보령해저터널 옆에 마련된 공용주차장.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30일 오전 보령해저터널 옆에 마련된 공용주차장. 사진=박상원 기자
보령해저터널 입구. 사진=박상원 기자
보령해저터널 입구.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오전 충남 보령 원산도 부근 한 카페에 방문한 가운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차량들이 붐벼 주차할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오전 충남 보령 원산도 부근 한 카페에 방문한 가운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차량들이 붐벼 주차할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원산안면대교에서 보령에서 태안을 가기 위한 차량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30일 원산안면대교에서 보령에서 태안을 가기 위한 차량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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