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효근 기자
길효근 기자
프레이밍은 사진을 찍을 때에 피사체를 테두리 안에 적절히 배치하여 화면의 구도와 구성을 정하는 단어다.

현대인들이 정치·사회적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본질과 의미, 사건과 사실 사이의 관계를 정하는 직관적 틀을 프레이밍이라 말하고 질문이나 문제 제시 방법에 따라 개인의 판단이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현상을 플라이밍 효과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리프레이밍은 관점의 전환이라고 하고 어떠한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을 차지하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리프레이밍의 대표적인 예는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에서 잘 알 수 있다.

뉴욕의 문화 평론지 벌쳐의 기자가 봉준호 감독에게 "지난 20년동안 한국 영화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음에도 오스카상 후보에는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조금 이상하긴 해도 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뒤 "오스카상은 국제 영화 축제가 아니지 않나요. 지역 축제일뿐이지요"라고 잘라 말했다.

이 말은 미국 언론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미국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한 미국인들에게 오스카상의 권위를 지역 축제 정도로 전락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세상은 달라진다. 파란색 색안경을 쓰면 세상은 온통 파란세상이 보이고 빨간색 색안경에는 세상은 빨간색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사람의 성장환경, 지식의 축적, 관심과 욕망의 정도가 개개인이 지닌 독자적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보고 느낀다. 이따금 어떤 일이 꼬이는 날은 온종일 뒤죽박죽 일들이 꼬이고 틀어진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노력해도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잘못된 틀에서 문제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바라보는 관점이나 사고의 틀을 바꾸어 사건이나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의미를 한 번쯤 달리 해석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나는 안 돼, 나는 할 수 없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순간,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아직은, 그래도"라는 한마디를 덧붙여 보자. 그럼 부정적인 생각의 꼬리를 차단하고 사건과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리프레이밍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한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길효근 지방부 금산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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