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소장 명기(明器)

대전시립박물관 소장 `명기(明器)`, 조선시대 16세기 제작 추정, 충암 김정의 부인 은진 송씨 묘 출토. 사진=대전시립박물관 제공
대전시립박물관 소장 `명기(明器)`, 조선시대 16세기 제작 추정, 충암 김정의 부인 은진 송씨 묘 출토. 사진=대전시립박물관 제공
이 작은 도자기들은 기묘명현(己卯名賢)인 충암 김정(1486-1521)의 부인 은진 송씨(?-1542)의 묘에서 출토됐다. 조선시대 왕실과 사대부 무덤에는 옷가지나 이런저런 물건들 외에도 죽은 사람을 위해 사발과 접시, 항아리 등 여러 종류의 도자기를 마치 소꿉놀이 그릇처럼 조그맣게 만들어 넣었다. 앙증맞은 크기지만 구성을 살펴보면 꼭 제사상을 차리면 알맞을 것 같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이를 그리며 제사를 지낼 때에는 보통 크기의 제기를 사용하고, 죽어 땅에 묻힌 사람을 위해서는 명기를 함께 묻어 보내는 것이다.

관혼상제(冠婚喪祭) 중에서도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관문인 상례는 제례와 함께 특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조선시대의 사대부들은 정교한 의례를 통하여 인간 세상의 질서를 지키고 이를 통해 이상적인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새하얀 백자(白磁) 그릇에 담긴 조선 선비의 이상세계는 어떤 곳이었을까. 이 명기는 유성구 대전선사박물관에서 진행중인 `그릇으로 예(禮)를 행하다-명기 특별전`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송영은 대전시립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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