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애 시인
송은애 시인

"나는 속았네 나는 속았네 사랑에 속고 세월에 속고"

30년도 더 지난 오늘 지금은 작고했지만 함께 살았던 어르신의 노랫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새해를 맞이하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떠오른 모양이다.

13월이란? 인도 어느 작은 부락에서 행해지는 소박한 풍습이라는데, 알고 난 후 전파하고 실행하고 있다. 그 해 1월 1일부터 다가오는 설날(음력 1월 1일) 전까지 해마다 날짜 수는 달라지지만 2022년은 31일로 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다. 지난 1년 동안 소원했던 지인이나 가족에게 화해의 손을 내미는데 오해나 동티가 나지 않는다 한다. 작은 부락에서는 신(神)이 있다고 믿었던 부엌이나 화장실에 개축 또는 수리 한다고 하며 편지나 전화로 화해를 청한다는데, 양·음력을 쓰는 몇몇 국가에서는 손 없는 날을 이용해 이사를 한다거나 개·보수하지 않는가? 참 슬기로운 풍습이라 생각된다. 이것은 종교나 미신이 아닌 관습이기에 편안하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음력과 양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우리에겐 한 번의 기회를 더 줄 수 있는 생활의 지혜가 아닐까 떠올리며 이왕이면 시인들의 글귀를 이용해 문학적으로 다가간다면 한 해의 시작점인 이 시간에 행복감이 한층 더 할 것이다. 책장에서 답답해하고 있을 시집을 꺼내 들추며 어느 시인의 시(詩) 한 줄이라는 간단한 메모와 함께 손 편지를 쓰면 더욱 좋겠다는 마음으로 엽서 한 장 찾아본다.

코로나19라는 지구상에 큰 재앙의 시간 속에 버티고 있는 우리들은 모두 우왕좌왕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슬픈 일이다. 스마트 폰이나 SNS로 그 마음을 전하며 손가락 하나를 쓰는 불충을 범하고 있으니 한 번 쯤 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혹여 서운한 마음 있으신 분들께서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대를 품어주기 바라며, 13월은 보름정도 남았으니 앞으로 남은 시간 잘 이용해 소원해진 관계를 풀어보면 좋겠다. 활동성이 떨어져 무엇인가를 해야 겠다고 인터넷을 통해 책 두 권을 구입했다. 지인이 권하는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와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이 두 권의 책을 13월에 탐독할 예정이다. 몸, 자연, 마음, 우주 그리고 문학을 접목시켜 임인년 한해를 요즘말로 `찐텐`으로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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