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도 악착같이 버텨온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이 절망에 빠졌다. 장사를 해도 빚만 쌓이고, 위드 코로나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걸었지만 이마저도 방역 강화 조치에 따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을 토해냈다.

28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고깃집에서 사장 김 모 씨는 텅 빈 가게를 홀로 지키고 있었다. 하루 40팀을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던 이 식당은 영업 제한 등으로 최근 하루 10팀을 못 받는 실정이다. 한창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당시엔 손님이 한 두명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 상황에 매출이 직격탄을 받자 인건비 등 고정비를 최소화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김 씨는 "아르바이트생 몇 명을 두며 장사를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손님이 급격히 줄자 월급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며 "인건비라도 줄이자는 생각으로 인원을 최소화해 운영 중이지만 장사를 하면 할 수록 빚이 늘어나니 매출을 어떻게 메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위드 코로나로 한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방역 강화 조치 시행이라는 결과가 돌아오자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방역 실패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자영업자의 몫이냐며 반발한다.

그러면서 영업제한과 모임 제한이 반복돼 다시 매출 타격이 예상되는 탓에 차라리 업계를 떠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권리금을 포기하고서라도 폐업을 고민하는 이유다.

로드샵 화장품 가게의 사장 윤 모씨는 "상권 특성상 비싼 곳은 월세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 어떻게 버틸 수 있겠냐"며 "권리금 회수를 위해 빚이 늘어나도 그저 버텼는데 100만 원 수준의 지원을 받으니 서둘러 장사를 접은 이들이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최대 유명 상권인 갤러리아 타임월드 근처에는 임대와 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다. 대전지역에서 상가 수요가 높은 곳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소위 `임대 거리`로 불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이 모씨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치 못하고 장사를 접은 대표적인 상권이다. 수개월 째 공실인 곳도 허다하다"며 "권리금 때문에 적자가 쌓이는데도 울며 겨자먹기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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