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청소년성취포상제 활용 가이드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관심이 높아졌다. 물론 학교 밖에서 이뤄진 활동은 학생부 기재가 제한적이지만 '생각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좋은 외부 활동이라면 꼭 참여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지배적이다. 굳이 외부활동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교과세특이나 봉사활동, 창의체험활동에 도움이 되는 외부 활동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체계적인 외부 활동을 수소문해서 찾아 다니는 열혈 학부모도 있다.

이런 학부모들에게 늘 회자되는 활동이 바로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와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다.

두 활동 모두 청소년들의 자기계발과 신체단련, 참 봉사 및 탐험활동 등을 통해 역량을 키워 내는 데 효과적이다. 활동한 이력이 무조건 정량화된 성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와 적성을 고민하고, 꿈과 끼를 알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대학 간판 보다는 진짜 꿈을, 성적보다는 자신의 끼를 키워 인생 성공 매뉴얼을 만드는데 안성맞춤인 활동들이다.

대전광역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 김명수 센터장은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와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 등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을 키워주는 활동들"이라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도전하면서 끈기를 배우고 자신감을 얻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 청소년들이 꼭 한 번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와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

청소년성취포상제는 국제형과 자기도전형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는 1956년 영국에서 시작됐다. 청소년 자기성장활동 프로그램으로 '에든버러 공작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 각국에서 만 14-25세의 학생들이 참가한다. 참가 학생들은 △자기계발 △봉사활동 △신체단련 △탐험활동 등 4개 영역에서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포상담당관의 인증을 받아 실천 내용을 기록한다.

성취 수준과 활동기간에 따라 국제포상협회가 금장(12-18개월)·은장(6-12개월)·동장(6개월)을 수여한다. 현재 세계 144개국 800만 명의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시범운영 이후 약 2만 2297명의청소년(만14-25세·2015년 현재)이 참여해 3451명이 포상을 받았다. 몇 년 전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며 화제를 뿌렸던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도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금장 수상자들이다.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는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를 모태로 한 한국형 포상제도다. 지난 2011년 저학년(만9세-13세)청소년들을 위해 개발돼 지금까지 4500여 명의 청소년이 참여했고, 2252명이 포상을 받았다. 만 9-13세(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 청소년들이 4가지 활동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정한 목표를 성취하고, 숨겨진 끼를 발견해 꿈을 찾아가는 자기성장 프로그램이다. 한국 학생들은 지난해까지 국제형과 자기도전형 두가지 포상제에서 3500여 명이 참여해 1003명이 목표를 성취했다.

지난 2014년 실시된 '포상제 참여 청소년의 활동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발표에 따르면, 동장에서 시작해 금장까지 완료한 학생들은 활동을 통해 △목표를 세우기 시작하고 일을 체계적으로 하게됐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목표달성에 대한 성취감을 얻었다 △못하던 것을 배우게 됐다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됐다 △스스로 뭔가를 해 보려는 힘이 생겼다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한다 △귀찮아서 안 하던 것들에 점점 부지런해졌다 △미루지 않고 꾸준히 하게 됐다 △자신감이 생겼다 △끝까지 해 낸 자신이 자랑스럽다 △진로를 찾는 계기가 됐다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생겼다 등을 청소년성취포상제의 가치로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성취포상, 어떻게 도전하나

국제성취포상과 자기도전포상은 모두 청소년 스스로 선택한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자율성을 갖는 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가 탁월하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가치있는 활동을 스스로 정하고, 계획한 뒤 매주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키워내는 균형있는 성장이야 말로 최고의 교육적 효과다.

모든 청소년들이 처음 세운 목표를 오롯이 달성할 수는 없지만 계획과정과 진행상황을 운영기관의 담당관 및 지도자들의 도움을 받도록 돼 있어 다소 끈기가 부족한 학생도 끝까지 도전하면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도전하는 방법은 쉽다.

우선 자신의 성향과 성격, 특기 등을 고민한 뒤 적합한 성취활동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목표를 정했다면 담당관과 상담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실천과정과 결과는 포상활동기록부에 기록돼 포트폴리오로 정리된다. 담당관은 매주 활동을 평가한 의견을 첨부해 남은 목표까지 계획과 활동에 대해 수시로 점검한다.

문제는 학생 자신의 끈기와 성실성이다. 청소년성취포상제는 활동 선택과 성취목표를 세우는 과정 모두 자율에 맡긴다. 체계적인 인증 및 검증절차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인 도전과 성취욕구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매 단계마다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꾸준한 활동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중도탈락자가 생기기도 한다. 국제성취포상의 경우, 한국에서는 지난 2008년 도입 이후 금장 수상자가 16명에 불과하다. 도전 장벽이 낮지만 성취포상을 달성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다는 의미다.

청소년자기도전포상에서 금·은·동장을 수상하고, 내년에 국제포상 도전을 앞둔 정서연 학생(내동중 1)은 가장 큰 변화로 꿈을 꾸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포상제를 시작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고, 성취하는 과정 속에서 꿈을 갖게 됐고 한단계 성장했다는 것이다. 정서연 학생은 "도솔청소년문화의 집 선생님들처럼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고 용기를 주는 청소년지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인 정선경 학생(서부초 5)도 "언니와 함께 포상제를 도전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 포상제 동장 단계를 시작해 금장까지 단계별 과정에서 성취의 기쁨을 체험하면서 더이상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소심함도 극복했다. 앞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경찰관이나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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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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