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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막말

2017-07-12기사 편집 2017-07-12 17: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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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 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논설주간인 이강희(백윤식)가 재벌의 면전에서 내뱉은 대사다.

이 영화 대사는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민중은 개 돼지' 발언으로 온 나라를 들 쑤시면서 지난해 가장 핫한 이슈로 떠올랐다.

영화를 보면서 씁쓸했던 이 대사를 국민들이 쉽게 넘길 수 없었던 것은 막말의 당사자가 시정 잡배가 아니라 나라의 녹을 먹는 교육부 공무원이었기 때문이다.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번엔 급식조리노동자와 간호조무사들의 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발언이 나라를 또 한번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29일 비정규직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 '나쁜 사람들' '미친XX' '밥 하는 아줌마', '간호조무사보다도 못한 요양사 정도'라는 격한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해서다

이 부대표는 사적인 대화가 몰래 녹음돼 기사가 나간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경위가 어찌됐든 부적절한 표현으로 상처를 받은 분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11일 오후에는 '전국 간호조무사분께 드리는 사과의 글'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 정규직 노동자들은 "아무리 사적 대화라고 해도 나라의 녹을 먹는 의원님이 막말을 하면서 이렇게 거슬리는 행동을 하냐"며 "이미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고 그 못이 제 가슴에 빠지겠냐, 용서할 수 없다"며 이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세 치 혀'라는 말처럼 정치권만큼 이 말이 잘 맞아 떨이지는 곳도 없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말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정치인은 말이 생명이다. 말로 살고 말로 죽는게 정치인이니 입안에 오물거리는 말의 65%는 하지 말라"고 하소연을 했겠는가. 정치권에서 막말의 논란을 빚었던 정치인은 대개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의 냉혹한 심판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이를 일찍이 안 중국 오대십국 시대의 정치가 '풍도(馮道)'는 혀를 소재('설시')로 한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해치는 칼이다. 입을 다물고 혀를 잘 간수하면, 어디에 있든 몸이 편안하리라.'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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