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나들이]

7호실
7호실
서울의 망해가는 DVD방 사장 두식(신하균). 학자금 빚을 갚으려 DVD방에서 일하는 알바생 태정(도경수). 팔리지도 않던 가게에 기적처럼 매수자가 나타난 바로 그 때,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고, 두식은 시체를 7호실에 숨겨 봉쇄한다. 한편, 빚을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마약을 7호실에 잠시 감춰놨던 태정은 늘 열려 있던 그 방의 문을 두식이 갑자기 잠가버리자 당황하는데…. 영화 `7호실`은 우리 사회 을(乙)들의 이전 투구가 담긴 `웃픈` 블랙코미디이다. 장사가 안 되는 가게를 팔기 위해 고도를 기다리듯 호구를 기다리는 자영업자 두식, 학자금 대출 빚을 정리하기 위해 약을 잠시 맡는 학자금 푸어 태정,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온 조선족 한욱, 이들은 자구책을 찾기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두식에게 DVD방을 인수할 호구가 나타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 역시 같이 찾아 온다. 7호실이란 공간에 두식과 태정은 각자의 비밀을 숨기게 되고, 바닥으로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로데오 게임처럼 둘은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까지 불안하게 버틴다. 먹고 사는 건 힘들고, 어디서부터 뭐가 어떻게 잘못된 건지 판단이 서지 않고, 삶이 바닥으로 향하는 그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피곤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위로가 되어준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