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이라는 뜻의 단어가 있다. 어떤 단어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언제부터인가 많이 쓰이고 있는 멘토(Mentor)라는 말이다. 스승이라는 말보다 왠지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직된 학교라는 제도에 익숙한 우리에게 `스승`이란 말은 왠지 어렵고 완벽한 존재로 느껴지지만, `멘토`라는 말은 단어 만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모르면 선생님에게 물어봐"에 익숙했던 시대에 우리 세대들이 살았다면, 우리 아이들은 지금 당장 모르는 지식을 굳이 선생님을 찾아 물어볼 이유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맘만 먹으면 몇 초 안에도 내가 알고 싶은 지식과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지식이 오픈 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더 절실히 필요한 존재는 정신적인 스승, 상담의 상대가 되어주는 멘토의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스승(선생님)도 이젠 지식전달의 절대적인 역할의 존재가 아니라, 멘토로서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할 시대임이 분명하다.

간혹 멘토는 자신의 `Role Model`과 일치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멘토의 역할은 매우 크다. `그 어린 아이가 무슨 생각이 있어서?` 간혹 이런 매우 위험한 생각을 하는 엄마가 있다. 아이에게 멘토의 존재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엄마표 영어`에 확신을 가지고,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우리 엄마들에게는 더더욱 멘토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해가 되면 `홈스쿨링 엄마표 영어`를 다시 한번 결심하고 해 보겠다는 엄마들의 연락이 부쩍 많아진다. 올해는 여느 해 보다 다소 관심이 더 커진 것 같다. `올해도 영어공부?`와 같이 새해가 되면 New Year`s Resolution(새해결심)을 하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져 보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유치원, 어린이 집 영어수업이 전면 금지된다느니, 그러면 영어유치원으로 모두 몰려서 영어 빈부의 격차가 다시 시작된다느니, 조기영어가 여전히 필요하다, 전혀 필요하지 않다 등등 유아영어관련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어서 엄마들은 더 심난해 지고 있는 듯 하다. 엄마표 영어에 급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 일환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회적 이슈에 지장을 받지 않고, 엄마의 소신껏, 내 아이의 상황에 맞추어 꾸준히 진행할 수 있는 안정된 방법이 Homeschooling 이니 말이다.

하지만, 홈스쿨링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엄마와 아이에게 조차 자주 유혹과 어려움 그리고 불안과 외로움이 찾아온다.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내 아이가 지금 다른 아이들보다 잘 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이 마음이 최대의 적이 된다. 이런 걱정과 불안감이 강해지면 질수록 엄마표 영어교육에 대한 신념, 열정, 계획 등이 순식간에 그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정말 열정적으로 잘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나와 내 아이가 무엇을 해 왔는지 조차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엄마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우린 서로가 서로의 멘토가 되어야 한다. 엄마끼리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소중한 멘토를 만들어 주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홈스쿨링을 하는 엄마들끼리, 아이들끼리, 또는 엄마가 아이의 멘토가 되어주고, 아이도 엄마의 멘토가 되어주기도 한다. 나 또한 딸 아이를 홈스쿨링으로 이끌면서 그 어떤 책에서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음을 기억한다. 성장하는 아이와 함께 엄마 또한 성장함을 수시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나태해지고 힘들 때 마다 가장 많이 위로 받았던 존재가 엄마가 되고, 딸 아이가 되었던 귀한 경험은 비단 성공적인 영어학습이라는 결과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나가는 데 요소 요소 큰 힘이 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영어(언어)교육은 절대로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마라톤을 할 때 조급함과 지나친 비교와 경쟁은 페이스를 잃게 하고 결국 완주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누군가가 믿어주고, 응원해 주고, 그리고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안도감과 힘을 얻게 된다.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참으로 중요한 마음이다. 올 해는 스스로 멘토가 되어주고, 내 아이에게도 영어 멘토를 찾아 주는 일을 해보도록 하자. 우리 집 홈스쿨링이 더욱 풍성해 질 것이다.

유아영어교육전문가 Susan Hong(수잔쌤 홍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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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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