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 대표팀을 맡아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감독.

2002년 한일 월드컵 전까지 4회 연속 진출했지만 정작 본선에서 1승 조차 거두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을 봐왔던 국민들은 히딩크 감독이 만들어 낸 첫승부터 내리 4강까지 믿기지 않는 마법에 홀렸다.

거리로 나온 붉은 물결은 그래서 행복했다.

꿈에 그리던 16강 진출 후 `난 아직도 배가 고프다`란 말로 더 많은 승리를 갈구하던 히딩크 감독은 그렇게 국민 영웅이 됐다.

한국축구를 세계 축구 변방에서 일약 주목을 받게 만든 히딩크 감독은 그 해 제1호 대한민국 명예국민으로 위촉돼 한국이 사랑한, 한국을 사랑한 외인감독으로 국민들의 기억 속에 남았다.

히딩크 감독을 도와 4강 주역인 박항서 코치.

현재 베트남 성인대표팀과 U-23 대표팀 총괄인 박항서 감독은 요즘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린다고 한다.

박 감독은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4강에 안착시켰고, 그 이상의 성적도 현재 진행형이다

동남아시아 국가가 이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라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흔들며 경적을 울리는 이들부터 곳곳에서 터지는 폭죽, 또 쏟아져 나온 수많은 인파 등 2002년 우리 모습과 판박이다.

히딩크처럼 미지의 세계를 개척한 박 감독도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최근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여자아이스하키팀 남북단일팀 구성 발표 후 또 다른 외인감독인 캐나다 출신 세라 머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9월부터 여자아이스하키팀 이끌고 있는 세라 머리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과 흘린 땀, 눈물로 만든 실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나 박항서 감독을 바랐던 세라 머리 감독도, `우생순`을 꿈꿨던 선수들의 희망은 그저 그렇게 됐다.

남북관계가 엄중하다고 하지만 스포츠만 놓고보면 졸지에 남북단일팀 지휘봉을 잡은 외인감독 눈에는 현 상황이 우리말로 `어처구니`가 없을 것 같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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