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문화는 시대가 갈수록 변화한다. 노래방, 오락실, PC방 등 이들 공간은 한때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오락문화였다. 인형 뽑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길을 지나가면 눈에 띄는 인형 뽑기는 한동안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오락 문화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인형 뽑기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소소한 성공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인형 뽑기 기계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오락실이나 길거리에 한두 대를 설치하는 수준이었다.

크레인 게임기라고 부르는 인형 뽑기는 일본의 게임회사인 타이토로에서 1965년에 클레인 602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명했다. 인형 뽑기 기계는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 산업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6년 이후부터 인형 뽑기 기계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은 인형 뽑기 기계만 수십 대씩 설치한 전문 뽑기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상품도 예전과 달리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이나 포켓몬스터 등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인형이 대세다. 온라인상에서는 인형 뽑기를 잘하는 노하우와 핵꿀팁 등의 글과 동영상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전국의 인형 뽑기방 업소는 지난해 8월 기준 1975개로 기계는 2만 226대가 운영 중이다. 업소와 기계 숫자 모두 2016년 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현황과 실태를 공식 조사하기 시작한 2016년 말(업소 863개, 기계 8507개)과 비교하면 불과 몇 개월 만에 업소와 기계 모두 2배 이상 늘어났다. 게임법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지난해 8월 기준 545건이었다. 얼마전 인형 뽑기방이 오락이 아닌 사행성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는 지난달 인형 뽑기방 사업자 A씨 등 67명이 "인형 뽑기를 사행성 게임으로 규정한 조치를 취소하라"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인형 뽑기 기기의 사행성이 가볍지 않은 만큼 규제 강화는 적법하다는 것이다. 단돈 1000-2000원으로 누구나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오락문화지만 중독이 되면 돈을 잃는 속도가 느릴 뿐이지 결국 다 잃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