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이 지루하기 일년과 맞먹는다네/ 몸통도 그리 작고 종자도 천한 네가/ 어찌해서 사람만 보면 침을 그리 흘리느냐/ 밤으로 다니는 것 도둑 배우는 일이요/ 제가 무슨 현자라고 혈식을 한단 말인가/ 이 구절은 정약용의 시 `얄미운 모기` 일부분이다.

날씨가 습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여름 불청객인 모기도 극성이다. 땡볕 더위에 녹초가 되어 한 숨 낮잠을 청하려고 하면 `애앵~`하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눈이 번쩍 뜨여지고 간담이 서늘해 진다. 신경은 곤두서고 실핏줄이 쪼그라들 정도로 모기라는 존재는 달갑지 않은 곤충이다.

모기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 피를 빨아먹기 위해 피부를 찌르면서 타액을 주입하는데 이때 각종 병원균까지 함께 넣는다. 그래서 모기는 옛날부터 위생해충으로 알려져 왔다.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즙을 빤다. 그러나 암컷은 흡혈을 한다. 암컷은 흡혈을 한 번 또는 두 번 하고 4-7일 만에 알을 낳기 시작한다. 빨간집모기의 경우 72일간 생존한다고 보고 13번 알을 낳는데 1회에 약 155개를 낳는다. 모기의 암컷이 흡혈하는 이유는 알을 낳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위생해충으로 불리는 모리는 말라리아·상피병·일본뇌염·황열·뎅기열 등의 질병을 매개한다.

며칠 전 전남과 인천지역에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되면서 대한민국 전역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 빨간 집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인체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말한다. 증상은 초기에는 고열, 두통, 무기력 혹은 흥분상태 등이 나타나고 병이 진행되면서 중추 신경계가 감염되어 의식장애, 경련, 혼수 증상이 나타나고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국내 일본뇌염 환자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20건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85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27명(14.59%)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9명의 환자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뇌염은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있어 예방접종을 하고 야외활동 시 피부노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모기퇴치법도 숙지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상책이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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