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가두리양식장에서 180만 마리의 양식 우럭 중 50%인 90만 마리이상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어민들은 보고 있다.
사진은 죽은 우럭들이 뜰채로 떠져 별도로 마련된 수거통에 담겼다.
사진=박계교 기자
20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가두리양식장에서 180만 마리의 양식 우럭 중 50%인 90만 마리이상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어민들은 보고 있다. 사진은 죽은 우럭들이 뜰채로 떠져 별도로 마련된 수거통에 담겼다. 사진=박계교 기자
[서산]흐릿한 날씨에 뭍으로 바닷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닥쳤다.

노도처럼 밀려드는 성난 바닷물을 세차게 가로지르는 배를 타고 5분 남짓 도착한 서산시 부석면 창리 가두리양식장은 바다 특유의 짠내음과 함께 고기 썩는 냄새로 역겨웠다.

가두리양식장은 고수온을 이기지 못해 죽은 우럭들이 죽은 채로 떠올라 파도에 밀려 양식장 한쪽으로 몰려 있었다.

직사각형 양식장 1개당 어림잡아도 죽은 우럭들이 수백여 마리.

사진을 찍는 중간중간에도 입을 힘겹게 벌렸다 다무는 우럭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죽은 우럭들은 부패가 진행되면서 악취가 진동했다.

이렇게 우럭들이 한두 마리씩 죽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며칠 전이다.

죽은 우럭들은 연말 상품성을 갖춰 출하하는 우럭(1마리당 500-600g)의 절반 크기까지 자란 상태다.

한 어민은 이번 주 제19호 태풍 `솔릭`이 우리나라를 관통할 것이라고 예보된 상황에서 일주일만 버텼으면 이렇게 집단 폐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 막바지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보다 오히려 태풍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배영근(52) 창리어촌계장은 "폭염에 따른 고수온 피해를 막기 위해 가두리양식장에 차광막과 액화산소공급용기 등을 설치해 온도를 낮추려고 안간힘을 쓰며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며 "올해 말이면 이 우럭들은 출하를 하게 되는데, 태풍이 일주일만 먼저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죽은 우럭들에 눈을 돌렸다.

죽은 우럭들은 뜰채로 떠져 별도로 마련된 수거통에 수북이 담겼다.

우럭 썩은 냄새는 바다 속보다 몇 배는 컸다.

이곳 가두리양식장은 10어가에서 320만 마리 중 180만 마리의 우럭을 사육하고 있는데, 이중 50%인 90만 마리이상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어민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은 나머지 우럭들도 고수온으로 화상을 입은 만큼 전량 폐사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나마 고수온이 강한 숭어, 감성돔 등 140만 마리는 아직까지 이상이 없다.

시는 폐사한 우럭들을 빠른 시간 안에 치울 수 있도록 하고, 어민들이 보험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할 계획이다.

구본풍 서산시부시장은 "어민들과 합심해서 차광막과 액화산소공급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고수온을 이기지 못하고 우럭들이 폐사한 것에 안타까움이 크다"며 "이 지역이 고수온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원인 연구 등을 통해 항구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일대 가두리양식장인 창리어촌계는 9.5㏊(입식어가 10곳)에 우럭, 숭어, 감성돔 등 3300만 마리, 간월도어촌계는 5㏊(입식어가 2곳)에 우럭, 숭어, 참돔 등 87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2013년 8월 12-26일까지 조피볼락과 숭어 등 고수온으로 85양식어가에서 500여만 마리가 폐사, 52억 6500만 원의 피해를 봤다.

2016년 8월 13-29일까지 73양식어가에서 377여만 마리가 죽어 50억 1400만 원의 피해가 집계 됐다. 정관희·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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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가두리양식장에서 배영근 창리어촌계장이 죽은 우럭들을 뜰채로 떠내고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20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가두리양식장에서 배영근 창리어촌계장이 죽은 우럭들을 뜰채로 떠내고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20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가두리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우럭 수백 마리가 죽은 채로 떠올라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20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가두리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우럭 수백 마리가 죽은 채로 떠올라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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