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9일 오송역 사고부터 포크레인 충돌, 전기공급 중단 등 수만명 승객 불편 겪어

9일 강원 강릉시 운산동의 강릉선 KTX 열차 사고 현장에서 이틀째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2018.12.9  [연합뉴스]
9일 강원 강릉시 운산동의 강릉선 KTX 열차 사고 현장에서 이틀째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2018.12.9 [연합뉴스]
최근 한 달 여 사이 각종 열차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강릉에서 발생한 KTX탈선사고로 인해 승객 14명, 열차직원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코레일은 현재 복구작업 중으로 10일 오전 2시 쯤 복구가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탈선사고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마음깊이 사과드리며, 빠른 복구와 안전한 운행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 철도공사, 철도공단, 강릉시 등 유관기관 간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통해 조속하고 안전하게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레일의 열차사고는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최근 3주 사이 충돌사고, 단전사고, 열차고장에 탈선사고까지 총 10여 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지난 19일에는 서울역으로 들어오던 KTX열차와 포크레인이 충돌했고, 이튿날에는 충북 청주 오송역에서 KTX 단전사고가 발생, KTX경부선, 호남선 등 열차 120여 대의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틀 뒤 지하철 분당선 열차가 복정역과 수서역에서 고장이 났고, 바로 다음 날은 원주역에서 서울 청량리에서 경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가 고장나 운행이 지연됐다. 지난 달 24일에는 광명역과 오송역에서 각각 열차고장이 났고, 29일에는 광주 하남역 인근 철길에서 선로 도색작업 중인 인부가 무궁화호에 치여 숨졌다. 같은 날 익산역에서는 용산역으로 향하던 호남선 KTX가 멈춰 열차 운행이 20여 분 간 지연됐다. 지난 3일에는 호남선 하남역에서 선로를 걷던 50대 남성이 열차에 치였으며 강릉선 탈선사고 발생한 날 대구역에서는 KTX가 30분간 선로에 멈춰있기도 했다. 지난 달 19일부터 지난 8일까지 11건의 열차사고가 발생한 셈.

열차 고장도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경기 김포 을)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이 운영하는 각종 열차 고장은 2013년부터 지난 7월까지 최근 5년 7개월 간 총 661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홍 의원은 "열차 고장 사례를 분석해 차종별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장이 난 뒤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 고장에 취약한 부품 관리와 사전에 제작 결함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의 안일한 대처에 따른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달 23일 대국민 사과에 이어 열흘 간 안전경영기간에 돌입했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산하 공공기관장 간담회 자리에서 오송역 KTX 사고를 비롯 철도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것을 두고 감사원에 감사 청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달 30일에는 차량분야 총괄책임자, 주요 소속장 4명을 보직해임해 고속차량 등 전문가를 후임으로 보직발령했고 여기에 지난 5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레일을 방문해 오영식 코레일 사장에게 재발방지 대책까지 보고 받았다.

그럼에도 사흘 뒤 탈선사고가 발생,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만성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강릉선 탈선사고 현장에서 "최근 코레일 정비 실태, 사고 대처 등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는데 또 이런 사고가 났다. 변명의 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욱·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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