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9시 30분 쯤 세종시교육청 4층 대회의실에서 저밀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배정 등에 반발하며 최교진 육감이 비상문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책상으로 문을 막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지난 17일 오후 9시 30분 쯤 세종시교육청 4층 대회의실에서 저밀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배정 등에 반발하며 최교진 육감이 비상문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책상으로 문을 막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세종시교육청 고교 배정 오류 사태가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 학부모간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시교육청이 앞서 발표한 구제방안에 대한 법적검토를 이유로 최종배정결과 발표일을 또 다시 미룬 가운데, 구제 없는 재배정이 이루어 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제를 약속받았던 학부모들은 1차 배정이, 과소학교 학부모들은 시스템 오류를 수정하고 다시 배정한 2차 배정 결과가 원칙이자 올바른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제 대상자였던 학부모는 "1차 배정 결과가 시스템 오류라지만 교육감 직인이 선명히 찍혀서 나왔다"면서 "구제 약속을 받은 것으로 다 끝난건 줄로만 알았는데 또 다시 최종 발표일 연기라니 이해가 안 된다. 아이들 가지고 장난하는 거냐"고 반발했다.

또 다른 학부모 박 모 씨는 "최초 배정을 가장 신뢰해야 한다. 이것을 호떡 뒤집듯이 뒤집고 재배정하는건 문제가 있으니 최초배정을 원칙으로 하고 특목고 등을 제외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절차상의 하자로 인해 시교육청에서 자의적으로 시행한 재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195명 구제에 대한 법률검토에 앞서 최초 배정이 법적으로 유효한가에 대한 법적인 검토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모는 "(1차 배정결과)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배정이었고 교육감 직인이 찍힌 배정확인 교부까지 이뤄졌다. 109명 중복분 제외하면 아무 문제 없다"며 "구제 약속 받은 부모들 사이에 가처분 신청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 유출로 인해 저밀학교에 입학하게 될 학생의 학부모들은 2차 배정 결과를 따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17일 저밀학교 학부모들의 항의농성에서 한 학부모는 "(재배정에 항의했던 학부모들이)배정결과 돌려놓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구제하기로 했다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들어줄거냐"면서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원칙대로 가자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부모는 "제대로 된 부모라면 아이 교육을 위해서 첫 번째 배정은 잘못 된 거니까 2-3지망 학교라도 가야 한다고 가르치는 게 맞다"며 "모든 학생들이 피해자이고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저밀학교인데 왜 제대로 된 답이 아닌 것에 대한 피해자들을 구제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학교 교장은 "처음 시스템 오류가 났던 것은 실수지만 대응방법은 명확히 교육감의 잘못이다. 책무성을 갖지 않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상황만 모면하기 위한 졸속행정"이라며 "시교육청은 업체에 데이터를 잘못 넘긴 것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하고, 학부모들을 설득했어야지 상황만 모면하려고 `구제`하겠다고 했으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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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17일 오후 9시 30분 쯤 시교육청 4층 대회의실에서 고교 배정 논란과 관련 법률 검토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17일 오후 9시 30분 쯤 시교육청 4층 대회의실에서 고교 배정 논란과 관련 법률 검토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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