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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지금 여기'를 말하다

2019-05-15기사 편집 2019-05-15 16: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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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갤러리 개관 20주년 기념전 '동시대 미술가의 항해술 展'

첨부사진1박지혜, self-consciousness, 40x40cm, Acrylic on canvas, 2019

중부권 미술계의 산실이자 대전 문화예술을 이끌어 온 이공갤러리가 올해 성년이 됐다.

1999년 중구 대흥동 문을 연 이공갤러리는 그동안 국내기획전, 국제교류전, 개인초대전, 주요 아트페어 등 통산 600여 회의 전시를 열며 지역 작가 양성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다.

이공갤러리는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개관 20주년 기념전 '동시대 미술가들의 항해술- 회화 바깥의 회화'전을 연다.

이번 기념전은 청년작가전이다.

전형원 관장은 이번 기념전에 시대성과 지역성을 반영했다.

전 관장은 "현대미술에 강한 대전의 지역성을 투영하고 현대미술의 특징인 다양성·개성을 참신하게 자신들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젊은 작가들의 초대전이 이공갤러리의 또다른 20년을 향한 항해와 맞닿아있다고 봤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열리는데 1부는 17일부터 26일까지 '은유와 알레고리'를 주제로 권영성, 박수경, 박은영, 박정선, 송호준, 아트놈, 오선경, 이은정, 이지영, 정의철이 참여한다. 2부는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그리기의 정치학'을 테마로 김만섭, 김은진, 박지혜, 백요섭, 서한겸, 이덕영, 이서경, 이선화, 이재석, 이정성, 주선홍이 관객과 만난다.

이번 전시에선 동시대 미술의 특이성과 작가들의 개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동시대 미술의 특이성이 그러하듯 형식의 확실성보다 개별 작가의 다양성이 존중 받는 시대인 만큼 21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입장과 태도, 표현어법을 참신하게 빚어낸다.

이들의 작업은 회화의 바깥에서 건져 올린 실존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작업의 키워드는 대체로, '일상, 자아, 정체성, 폭력, 여성, 예술가로서의 삶, 도시, 삶의 공간, 폭력, 죽음'으로 요약된다. 이 단어들은 소위 급속한 서구화와 초고속 기술 산업 자본주의로의 이행 속에서 식민지와 분단을 겪은 한국 사회가 동시대 예술가들에게 남긴 문제들이다. 작가들은 자신의 서사를 은유 혹은 알레고리로 표현하거나, 회화의 공간을 최대한 사용해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어떤 작가들은 모순된 세상을 향해 한술 더 뜨기의 방식 즉 자기해체나 정신분열적 창조로 맞대응한다. 무기는 예술가의 조형언어이다.

동시대 미술가들의 작업은 바로 그 사실, 즉 회화가 출생한 공간으로서의 회화 바깥을 새롭게 직시한다.

회화 바깥은 우리의 삶을 구속하는 정치적인 현실이면서 한편으로 비가시적인 공간 즉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는 디지털 공간-인터넷, 사회적 네트워크 시스템-과 같은 연결망의 세계이기도 하다. 회화는 이제 수많은 연결점들의 사회적 공간으로서 하나의 시점이 아닌 천개의 시점이 공존하고 이에 따라 천개의 사유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회화에는 회화 바깥의 공간이 재현되며 그 공간을 항해하는 예술가들의 손에 포착되거나 접선된다.

15세기 이래 회화는 회화 바깥과 단절된 재현의 길을 걸어왔다. 원근법적인 공간 혹은 3차원으로 치환된 것이 아닌, 타블로 즉 회화의 평면성을 재확인한 것은 소위 20세기 모더니즘의 진화론적 테제였다.

다시 말해서 회화는 회화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재현은 바깥을 향한 것이 아닌, 회화 내부의 생으로서 형체를 드러내는 즉 '형태의 삶'이 됐다.

그러나 회화의 그러한 내적 재현의 임계점을 지나오면서 점차 예술가들은 이 형태의 삶속에 예술가의 정신이 개입돼 있으며 그 정신은 거꾸로 우리의 삶, 환경, 거주하는 '지금 여기'의 공간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다시 주목한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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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백요섭, Paimpsest(Green 7) 45.2x30.5, Oil on pap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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