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학교 간호부 김지현 팀장
건양대학교 간호부 김지현 팀장
필자가 신규 간호사였을 때 너무 잘하려고 한 나머지 나를 혼내는 선배들이 미웠다. 내가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고, 간호사라는 직업을 계속 해나가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간호사가 나뿐만이 아니었다. 동료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하나같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 동료도 간호업무를 힘들어했고 같은 부서의 선배들에게 혼나면서 그만둬야 하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5년차 이상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만큼 할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당연히 그럴 수 없었다.

너무 잘하고 싶어서 나의 기준을 쓸데없이 높이 세운 것이 나를 힘들게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을 만큼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그 시기를 이겨내기로 했다.

하루하루 `내가 이 만큼을 배웠고 또 배울 것 이다`라는 생각으로 버텨냈다.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잘한 일은 친구와 마음을 터놓고 말한 일이었다.

이렇게 신뢰하는 친구가 있어 현 상황을 교류할 수 있었고 서로 잘 버텼다고 다독거렸고 서로를 격려했다.

시간이 지나 대학원에 지원했다. 선배의 권유로 지원한 것이었지만 대충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병원과 대학원 생활을 하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대학원에서 배운 새로운 지식들은 내가 간호를 시행하면서 터득했던 것과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원리를 알면 알수록 간호라는 직업이 나에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터득한 것 들을 후배 간호사들에게 교육할 수 있었다. 환자 상태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의문점들이 해결됐다.

한 분야에 있어 고수는 오래한 사람이다.

오래하는 사람은 그 일을 오래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해 원리를 이해하고 깨닫게 된다. 그리고 본인이 터득한 지식은 주변사람에게 이해하기 쉽게 가르칠 수 있다. 간호사도 그렇다.

그러한 경력자들이 오래 남아 있어야 간호계는 질 높은 간호를 수행할 수 있으며 간호의 눈높이를 높일 수 있다. 경력자들에게도 시련은 있다. 환자상태가 나빠지거나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로 상황이 안 좋게 변할 때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또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 항상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틀을 깨기 위한 이벤트가 필요하다. 필자는 그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간호사들은 매년 보수교육을 받는다. 그 보수교육이 매년마다 변화된 의료현실과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경력간호사에게 매년 하는 8시간의 보수교육만으로 충분할까.

필자는 간호사들이 계속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는 그런 간호사를 대상으로 필수교육, 직무교육 등을 진행하며 해당부서에서는 부서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간호사들의 간호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학부 때 배운 지식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교육을 받는 이유는 환자들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환자들의 상태가 변화되지 않거나 더 나빠질 때 기존에 하는 방식을 고수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환자의 변화된 상태에 다른 방법의 간호를 시행해야 한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틀을 깬 사고가 필요하며 다른 방법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필자는 감히 간호사들에게 말하고 싶다.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지금 간호사로 있는 우리들의 현장이 현 간호의 실태를 대변하기에 더 나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우리를 알려야 한다. 성숙하고 완성된 모습으로 간호사의 현실을 말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우리 자신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간호사가 위치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며 자연히 간호사의 권익을 위해 여러 분야가 노력할 것이다. 일터에서 일하는 우리가 간호사의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김지현 건양대병원 간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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