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준 상가공실률 32.1% 달해… 최근 근린상가 45건 경매 나와
지난 달 세종시와 행복청 등이 밝힌 세종 상가 공실률은 32.1%다. 세종시 상가 3곳 중 1곳은 비어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5.4%에서 조금은 줄었지만 세종지역 상가공실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역 공인중개사 업계에 따르면 기관의 분석보다 실제 상가공실률은 더 처참하다. 이들은 한 상가 건물의 절반 이상이 비어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가장 인기가 높은 2생활권 나성동 상권도 정부세종청사와 인접하다는 이점에도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는 실정이다. 일부 건물은 1년 넘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
3생활권의 공실률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상가 건물 공실 뿐만아니라 아파트 단지 상가도 텅텅 비어있는 곳이 수두룩하다. 총 849가구의 한 아파트는 단지 상가가 196개 중 140개가 공실 상태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세종지역 일부 상가 건물이 경매물건으로 나오고 있다.
경매정보사이트인 굿옥션에 따르면 세종지역에서 경매로 나온 상가 건물이 45개다.
매물로 나온 한 건물은 감정가가 18억 원이었지만 계속된 유찰로 인해 현재 최저입찰가는 6억 원에 불과했다. 대법원 경매정보에도 3건의 상가가 매물로 나와 각각 2회씩 유찰돼 감정가의 49%가 최저입찰가로 책정됐다.
이 같은 상황은 모두 행복청과 세종시, LH의 `작품`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구 증가 대비 상업지구를 과잉 공급하고 아파트 상가 난립을 막기는 커녕, 권장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행복청은 2015년 세대 대비 6㎡인 상가면적 기준을 없애 아파트 건축을 허가해줬다.
이에 건설사들이 앞다퉈 상가를 늘리며 상가 공실률 상승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3생활권의 일부 아파트들은 주상복합과 다름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게됐다. 한 아파트는 상가면적만 1만 7889㎡로 같은 규모의 아파트가 5094㎡ 이하로 상가면적을 허가받았던 것과 큰 격차를 보인다.
양동철 전 세종시부동산연합회장은 "LH와 행복청이 상업지의 섣부르게 공급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3생활권 등 일부 지역은 아파트 상가 난립과 상업용지 과다 공급으로 인해 상가공실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대학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인구, 소비력 등의 성장과 함께 상업지구가 들어서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시장원리"라며 "세종지역은 상가용지와 아파트 상가를 막무가내식으로 공급하며 억지로 키운 도시 규모의 폐해가 상가공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행복청 관계자는 "단 시간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만큼 수요조절과 용지용도 변경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해명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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