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났지만 각종 고용지표는 여전히 바닥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업률과 실업자가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제조업분야 취업자는 장기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만 9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월 33만 4000명 늘어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서비스 취업자가 33만 명 넘게 늘어나다 보니 고용시장에 훈풍이 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고용 참사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오랜만에 높은 취업자를 기록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은 반가운 얘기다. 문제는 취업자와 함께 전반적인 고용지표가 좋아져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다. 실업자와 실업률이 20여 년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있어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지난달 실업자는 109만 7000명으로 역대 7월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로 늘어났다. 실업률 또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3.9%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실업률 역시 11.9%로 2015년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다. 20년 전이 외환위기 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가 있다.

취업자를 늘리기 위해선 투자와 내수, 수출이 모두 살아야 한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일자리는 분명 늘어났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는 1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분야의 경기가 좋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또한 고용지표와 직결된다고 할 것이다. 정부는 "고용여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하반기 고용여건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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