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연 광복절 행사에서 친일 음악가가 작곡한 곡이 연주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광복회원, 각급 기관·단체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가졌다.

문제는 오케스트라 축하 공연에서 생겼다.

친일인명사전에 게재된 현제명 씨가 작사·곡한 `나물캐는 처녀`가 연주된 것이다.

현제명 씨는 1937년 조선문예회 회원, 1938년 시국대응전선사상보국연맹 경성지부 간사, 1944년 경성후생실내악단 이사장, 조선음악협회 이사 등 친일 단체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지지하는 가요를 작곡하고 연주회 등의 출연자 수익금 모두를 일제 침략전쟁을 위한 국방헌금에 헌납하기로 하는 등 친일 행적을 펼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세종시민 함대훈(34)씨는 "순국 선열을 기리는 광복절 행사에서 친일 음악가가 작사·곡한 노래가 나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민간 기관도 아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행사에서 이런 일이 없도록 제대로 된 검토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해당 곡은 오케스트라 단이 선정한 것으로 세심하게 공연 내용 등을 챙기지 못한 잘못을 인정한다"며 "이와 같은 공연에 있어 관계자들이 미숙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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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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