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영향으로 소독 효과 감소…방역당국 초긴장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간 거리 지도.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간 거리 지도.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이 13곳으로 늘며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경기도 연천군 내 비무장지대(DMZ)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당국이 초긴장상태에 빠졌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의심신고가 접수됐던 경기 파주와 김포 농장이 모두 확진 판정됐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파주 문산읍 농가는 모돈 4마리가 식욕 부진 증상을 보여 의심신고가 이뤄졌다. 23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반경 3㎞ 내 다른 농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포 통진읍의 돼지농장은 농장주가 비육돈 4마리가 폐사한 것을 보고 의심신고했다. 이 농장에서는 2800여 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반경 3㎞내 9개 농장에서 2만 4515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모두 13건의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가운데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지나가며 확산 방지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날 경기 연천 DMZ에서 발견된 야성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검출된 것도 확산 우려를 키우는 부분.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지점이다. 야생멧돼지에서 바이러스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폐사체 등이 임진강을 통해 떠내려와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하천수 바이러스 조사, 보트를 이용한 부유 폐사체, 하천변 정밀조사, 멧돼지 포획틀 설치 등을 펼칠 계획이다.

또 비무장지대 방역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태풍 `미탁`이 강풍과 호우를 동반해 소독약과 생석회가 씻겨 내려간 것도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달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할퀴고 간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파주, 연천에서 김포까지 확산된 바 있다.

지난 달 27일 이후 나흘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경기 파주, 김포 등 4개 농장에서 발병이 확인되며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4일 오전 3시 30분까지 경기·강원·인천 지역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발병 직후 차량, 사람 등을 통제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중점관리지역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차량이동제한과 집중소독을 펼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역학 및 방역대 535개 농가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또 접경지역 하천 주변과 인근도로, 김포·강화 해안가는 방제헬기, 군 제독차량 등을 투입한다.

살처분이 완료된 발생농장과 매몰지 관리에도 중점사항으로 뒀다. 잔존물 제거와 매몰지 울타리 점검을 통해 야생멧돼지 접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비가 그치는 대로 즉시 일제 소독을 실시하고 생석회 도포를 통해 확산을 막아내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도 긴장감을 갖고 방역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6시 기준 71개 농장 10만 1534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됐다. 남은 살처분 대상은 23개 농가 4만 1000여 마리다.

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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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검출된 멧돼지
[환경부 제공]
바이러스 검출된 멧돼지 [환경부 제공]

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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