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함의 기술] 앤서니 T. 디베네뎃 지음/ 김유미 옮김/ 다산초당/ 336쪽/ 1만 6000원

유쾌함의 기술
유쾌함의 기술
성인이 돼 스트레스와 의무, 책임감으로 가득한 삶을 사는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유쾌함이다. 유쾌함을 잃은 탓에 우리는 세상을 더 심각하고 재미없게만 살게 됐다.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사실 일상에서 유쾌함을 회복하지 못하면 어떤 노력으로도 행복해질 수 없다.

그래서 행동과학자이자 내과 의사인 앤서니 T. 디베네뎃은 유쾌함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 신경과학, 경제학을 폭 넓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환자를 포함한 수백 명의 사람을 관찰하고 인터뷰했으며, 남녀노소와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사례를 수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인간에게 `유쾌 지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IQ나 EQ처럼 즐거워할 줄 아는 능력도 지능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 지능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계속 키워나갈 수 있는데, 저자는 인간의 유쾌 지능을 높이는 핵심 비밀 5가지를 찾았다.

첫 번째 무기는 상상력이다.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더 가볍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삶을 재구성하는 능력과 최악의 적과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두 번째 무기는 사교성이다.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은 선입견 없이 사람을 대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태도로 다른 사람에게 접근한다. 이를 통해 높아진 공동체 의식은 우리 삶을 더 유쾌하게 만든다. 세 번째 무기는 유머다. 웃음의 시작점을 낮추고 타인을 공격하는 잘못된 유머를 줄이는 것이 핵심인데, 유머야말로 고통까지 즐길 수 있게 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네 번째 무기는 즉흥성이다. 심리적 유연성을 길러 완벽주의의 경직성을 극복하면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난다. 마지막 다섯 번째 무기는 경이감이다. 아이가 느끼는 경이감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유쾌 지능을 깨울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이 다섯 가지 무기를 이미 갖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의식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래서 이 책은 각각의 무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매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팁`을 마련했다. 이 다섯 가지 무기를 활용해 삶에서 부딪치는 모든 과제에 있어 실질적인 유익을 얻는 것이 바로 저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다.

유쾌 지능은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서 확장된 개념이다. 자신의 감정, 감성, 행동에 대한 지식인 `자기 이해 지능`과 다른 사람들의 기분, 동기, 의도에 관한 지식인 `대인 관계 지능`을 결합한 지능이다. 한마디로 즐거워할 줄 아는 능력을 일컫는데, 이 지능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계속 키워나갈 수 있다. 게다가 우리 뇌에는 보는 대로 따라 하는 거울 신경 세포가 있어 나 한 사람이 유쾌함의 기술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사용하면, 다른 사람도 그 유익함을 보고 유쾌함을 따라 하게 된다. 즐거움은 전염될 수 있는 만큼,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이 지닌 파급 효과는 어마어마한 것이다.

그동안 유쾌함은 어린아이의 것으로만 치부돼 왔기에 성인기의 유쾌함을 다룬 연구는 전무했다. `유쾌함의 기술`은 성인기의 유쾌함을 연구한 최초의 시도이자, 이를 누구나 읽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대중 교양서다. 무엇보다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효용이 있기에 이 책이 지니는 가치는 더욱 크다.손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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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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