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당소하천 정비사업, 삼룡 도시침수예방사업 진척 더뎌…도심 침수 반복

지난 3일 집중호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며 신방삼거리 주변 충무로와 맞닿은 세차장이 물바다로 변했다. 사진=윤평호 기자
지난 3일 집중호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며 신방삼거리 주변 충무로와 맞닿은 세차장이 물바다로 변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집중호우로 인한 천안지역 도심 하천범람 및 침수 피해가 매년 되풀이 되고 있지만 피해 예방을 위한 정비사업은 정작 속도를 내지 못해 주민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4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시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되면서 이날 하루만 오후 4시까지 쌍용2동 225㎜, 동남구청 225㎜ 폭우가 쏟아졌다. 신방동도 오후 4시30분 기준 245㎜ 강우량을 기록했다. 몇 시간에 걸쳐 기록적인 게릴라성 폭우가 계속되면서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 고추시장과 신방삼거리 주변 충무로 일대 도로가 물에 잠기고 차량 및 상가 침수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신방삼거리 주변 하천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순식간에 도로를 점령하고 불어 나며 운전자나 승객이 차량에서 가까스로 탈출하는 아찔한 모습도 목격됐다.

신방삼거리 일대나 원성천과 인접한 원성동 고추시장의 침수피해는 처음이 아니다. 호우 피해로 천안시가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된 2017년 여름에도 신방삼거리 일대와 고추시장은 침수피해를 겪었다.

천안시는 2017년 침수피해 뒤 재발방지를 위해 도시침수예방사업 등에 나섰지만 이번 집중호우 시 효과는 미미했다.

원성동 고추시장 일대는 원성천과 삼룡천이 합류하는 저지대 상습 침수 지역으로 2017년 12월 사업비 280억 원 규모의 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천안시는 2018년 2월 한국환경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맺고 같은 해 6월 삼룡·원성 배수분구 도시침수예방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12월 착공했지만 이달까지 공정률은 3~5%로 한 자리 수에 그치고 있다. 2.9㎞에 걸쳐 원성동·구성동 일원 관로를 신설 및 개량하고 빗물펌프장 1개소를 갖추는 도시침수예방사업의 계획상 준공 시점은 2022년 6월이다. 내년에도 온전한 침수피해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처지이다.

더딘 사업추진으로 침수피해가 반복되기는 신방동 홈플러스 주변의 신방삼거리 일대도 마찬가지다. 이곳에는 2017년 침수피해 뒤 하천범람 방지 및 관리를 위해 불당소하천 정비사업과 쌍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진행중이다. 79억여 원을 투입해 쌍용동~신방동 일원 1.25㎞ 소하천에 제방을 쌓고 가동보 1개소 등을 신설하는 불당소하천 정비사업은 당초 이달 착공,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중앙계획과 연계로 지난해 한동안 실시설계 용역이 중지된 탓에 사실상 내년 준공이 어렵게 됐다. 쌍용동 일원 호안정비 등이 골자인 사업비 104억 원의 쌍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아직 실시설계용역도 완료하지 못했다.

신방삼거리 주변 충무로와 맞닿은 세차장을 운영하는 박모(56)씨는 "2017년은 물론 2016년부터 해마다 집중호우시 하천범람 등 침수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이번에도 물바다로 변해 자동세차기의 모터 4대가 침수돼 수리시 2000여만 원이 소요될지도 모른다. 더 이상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루라도 빨리 정비공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불당소하천 정비사업과 쌍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행정절차와 보상협의를 완료하고 올해 연말 착공 목표"라며 "내년 여름에는 올해보다 현지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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