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박미라 시인<사진>이 2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 `울음을 불러내어 밤새 놀았다`를 발간했다. 이번 시집은 버려진 것들의 목숨 안팎에 깃든 아픈 풍경을 노래하며 모든 사물들 속에 들어있는 내면을 시를 통해 들여다본다.

앞서, 발간한 시집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삶과 세상과의 연결 속에서 오는 궁금증과 마음의 풍경 등을 주로 다뤘다면, 이번 시집은 세상 모든 울음들을 불러내 시적화자와 함께 울며 시로 형상화했다.

그는 "울음을 불러내서 그 울음의 속을 들여다보는 풍경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울음이 어떻게 시가 되고 웃음이 될 수 있는지, 울음과 웃음의 경계에는 어떤 감성이 존재하는지, 울음이 어떻게 내면의 상처를 위로하는지, 울음이란 얼마나 치열한 삶의 풍경인지 등 다양한 얘기들을 시집 한 권에 담았다"고 말했다.

개양귀비, 앵두꽃, 능소화, 해바라기, 굴참나무, 벚꽃나무 등 시인은 나무와 꽃 사이를 새처럼 옮겨 다니며 시적 대상의 울림을 시로써 노래한다.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시적 대상의 내면의 울림을 찾아내고, 모든 사물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도구로써 `울음`을 선택했다.

그는 "평소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하고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다가 문득 제 울음의 실체를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이와 함께 저의 시와 저의 삶을 몇 발짝 떨어져서 구경하듯 그렇게 스스로의 내면을 살펴보며 시를 썼다"며 "시적 화자의 의도와 행간 사이에 시인이 진정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 스스로 찾아내서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미라 시인은 199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이것은 어떤 감옥의 평면도이다`, `안개 부족`, `붉은 편지가 도착했다` 등 여섯 권의 시집과 한 권의 산문집 `그리운 것은 곁에 있다`를 펴냈다. 세종우수도서에 선정됐으며 대전일보문학상, 충남시인협회상, 서귀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김동희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