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 귀국했지만 돌아갈 중국 비행기표 못 구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입국을 엄격히 제한했던 중국이 비자발급 재개 등 빗장 풀기에 나섰지만, 대전 지역 기업인들의 시름은 여전하다.

중국이 정기운항 횟수를 대폭 줄이면서 표 값이 서너 배 치솟은 건 물론, 표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서 여전히 발만 구르고 있는 것. 일본 등 3국을 경유해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도 비싼 가격과 중국의 입국 제한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외부 유입을 막겠다면서 국제선 항공편을 감축하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의 비행기 탑승을 우선시 하고 있어 국내 기업인들의 중국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에 의류·섬유 사업체를 두고 있는 기업인 A씨는 "비행기표를 구하기 위해 매일 항공사 홈페이지를 클릭하고 있다"며 "기간을 서로 다르게 해서 표를 찾고 있지만 비행편이 없긴 매한가지"라고 답답해했다.

A씨는 지난 2월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 어렵게 비자까지 발급받았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6개월째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못하고 있다. 그는 "표를 구할 수 없어서 중국 공장으로 갈 수 없다"며 "회사 사정 상 이젠 며칠조차 더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에 사업장을 둔 기업인들의 고충 못지않게 출장길이 막힌 업체들의 사정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중국을 주 거래처로 하는 대전산업단지 한 공장 관계자는 "해외 출장을 나가야 물량을 수주할 수 있는데 항공편 이용 자체가 어려워 손해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며 "대중국 거래를 하는 기업 대다수가 같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한 제조업체의 관계자는 "해외 법인이 없는 회사는 사실상 영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국내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중국 교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고통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국경봉쇄로 하늘길이 막힌 국내 기업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특별 전세기도 지역 업체들에겐 언감생심이다.

최근 중소중견기업으로 특별 수송 대상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주요 핵심 기술을 다루는 인력 또는 대기업 위주로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지역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이뤄져 지역 기업들의 활로를 찾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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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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