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중부지역 장마가 4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던 2013년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당장 12일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새로 써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6월 24일 시작돼 이날까지 4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기록된 2013년과 같은 기간이다. 올해를 제외하고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 8월 10일이다.

서울·경기와 강원영서 지방에는 오는 16일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최장 장마 기록은 당장 12일부터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세종·충남 지역은 주말(15-16일) 동안 낮 기온이 27-31도로 예상되며 흐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충북은 낮 기온이 28-31도까지 오르며 14-16일 지역에 따라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장마가 길어진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상고온으로 인해 북극의 한기는 중위도 지역까지 남하하게 됐고, 고위도의 찬 공기가 중위도에 계속 공급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는 지금쯤 북쪽으로 확장해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공기에 막혀 정체전선이 형성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한반도에 평상시 보다 많은 비가 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해 장마는 또 한번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 형태를 띤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7월 20일부터 8월 10일까지 강수량을 살펴보면 하루 동안 150㎜ 이상의 비가 내린 날이 15일에 달한다.

이번 장마로 8월 1일부터 11일까지 총 3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으며,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충남 지역은 총 1만 1878개소에 1342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피해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충북은 장마철 평균 강수량 376.8mm를 뛰어넘은 686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달 7월 28일부터 내린 비로 수마는 거의 충북 전역에 상처를 남겼다.

지난 7일에는 충주시, 제천시, 음성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됐고, 용담댐의 방류로 인해 옥천군과 영동군 일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 규모는 공공시설 1175억 원, 사유시설 153억 원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예보기간 동안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에 따라 강수시점과 지역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경기도와 강원영서에는 14-15일 사이 정체전선 상에서 매우 많은 비가 올 가능성이 있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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