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천안중앙고 한일공동수업 영상으로 이어가

지난 9일 천안중앙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히로시마대 부속고등학교 학생들과 한일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지난 9일 천안중앙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히로시마대 부속고등학교 학생들과 한일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한일 고교생들이 코로나19의 역경을 딛고 10년 역사의 공동수업을 올해도 이어갔다.

지난 9일 오후 5시 천안중앙고등학교(교장 조국행) 1학년 7반 교실에서는 대형 스크린 화면을 통해 같은 또래의 한일 청소년들이 만났다. 김민규 군 등 중앙고 2학년 학생 네 명과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이하 히로시마대 부속고) 학생 네 명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활용해 `활성탄의 구조와 기능` 공동연구를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지 한시간여 동안 토론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뒤 일본 히로시마대 부속고 학생들이 준비 자료를 기초로 20여 분 간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이어 중앙고 학생들이 바통을 넘겨 받았다. 대화는 모두 영어로만 이뤄졌다.

같은 시각 다른 두 개 교실에서도 각각 다른 주제로 제21차 한일공동수업이 실시됐다.

천안중앙고와 히로시마대 부속고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매년 양국을 오가며 한해 두 차례 공동수업을 갖고 있다. 100년 넘는 역사의 히로시마대 부속고는 일본의 명문 과학중점학교, 천안중앙고도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됐다. 두 학교 모두 과학에 강점을 지닌 점을 십분 활용해 공동연구 주제도 과학 관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학교의 우정어린 공동수업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2015년 한국의 메르스 사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불거진 지난해 한일 냉각기에도 상호방문이 지속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직접 대면이 힘들어지며 영상수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다음 달 온라인으로 그동안 진척연구를 소개하는 중간발표 뒤 내년 1월 최종 발표는 중앙고 학생들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코로나19가 변수이다.

김민규 군은 "방학에도 학교에 나와 공동연구 주제의 실험을 친구들과 함께 했다"며 "언어장벽으로 걱정했지만 오늘 영상으로 일본 학생들을 만나니 반가움이 컸다. 최종 발표 때는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꼭 직접 만나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성재 중앙고 과학정보부장은 "올해로 10년을 맞은 한일 공동수업이 깊이 있는 과학지식은 물론 양국 학생들의 언어능력 향상에도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영상 시스템도 갖춘 만큼 앞으로 공동수업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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