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대전 중구 은행교 앞, 공중화장실 내부에 쓰레기가 정리되지 않은체 쌓여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15일 오후 대전 중구 은행교 앞, 공중화장실 내부에 쓰레기가 정리되지 않은체 쌓여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제대로 관리도 안 되는데 차라리 공중화장실을 없애버리면 좋겠습니다. 노숙자에 악취까지 정말 화가 날 지경입니다."

18일 오전 10시 50분쯤 대전 중구 대전천 은행교 앞. 이곳은 중구 으능정이문화의거리와 동구 중앙시장을 연결하는 장소로, 주말이면 시민들이 북적거릴 정도로 일명 핫플레이스다. 지난 3월 은행교 인근에 원도심의 새로운 명물인 `커플 브리지`가 생기면서 원도심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은행교 부근을 오가는 시민들이 늘다 보니 공중화장실 설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10월 대전 중구가 예산 1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신축 공중화장실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제 1년밖에 안 된 신축화장실이 인근 상인과 주민들에게 기피 대상이 돼 가고 있다. 기자가 평일 오전과 주말 오후에 해당 화장실을 방문해 본 결과 상인들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결론은 화장실 청소 상태 등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장실 칸 안에 아기를 앉힐 수 있는 영유아 보호의자는 오물이 묻어 있어 보기 흉한 상태였다. 다만 평일에는 주말보다 상태가 나았지만 화장실 내·외부에 굵은 거미줄이 쳐져 있는 등 불결하기 짝이 없었다.

은행교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평일에는 상황이 그나마 좋지만, 주말에는 화장실 변기에 오물과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며 "밤에는 노숙자가 밖에서 자거나 주취자들이 화장실을 아무렇게나 이용한다"고 밝혔다.

중구쪽 화장실을 살핀 뒤 은행교를 건너 동구쪽으로 넘어가봤다. 동구에서 관리하는 공중화장실은 청소상태가 상대적으로 깨끗한 편이었다. 현재 중앙시장 등 동구청이 담당하는 공중화장실이 50개소가 넘지만,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가 꽤 높다는 귀뜸이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 공중화장실 관리는 화장실 청소 전문업체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며 "처음 업체와 계약할 때 평일에는 하루 3회 이상 청소와 주말에도 1회 이상 청소를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고 소개했다.

은행교 동구쪽 화장실 보다 중구쪽 화장실이 불결한 상태와 관련 이유에 대해 중구청에 문의해봤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해당 화장실 관리는 구 담당이 아닌 은행동 상인회에서 맡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달 은행동 상인회에 월 75만 원에 화장실 관리비용을 지급하고 있지만 오고 가는 사람이 많다 보니 쉽게 더러워지는 취약장소"라며 "내년도 예산에 상인회에 투입되는 관리비용을 증액해 청소주기와 인원 수를 늘릴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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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대전 중구 은행교 앞, 공중화장실 내부에 쓰레기가 정리되지 않은체 쌓여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15일 오후 대전 중구 은행교 앞, 공중화장실 내부에 쓰레기가 정리되지 않은체 쌓여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15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천 부근, 공중화장실 내부에 비교적 쓰레기가 없는 상태다. 사진=박상원 기자
지난 15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천 부근, 공중화장실 내부에 비교적 쓰레기가 없는 상태다. 사진=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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